
오랫동안 공부를 잘한다는 말은 정답을 빨리 찾아낸다는 뜻에 가까웠다. 배운 내용을 정확히 기억하고 시험지의 빈칸을 채우는 사람이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AI가 방대한 지식을 즉시 꺼내고 정리하는 시대에는 그 능력만으로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

스탠퍼드 교육대학원 부학장 폴김이 던지는 문제의식도 정답을 맞히는 교육의 시대가 끝나고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판이 이미 바뀌었다.
3위 많이 외우면 안전하다는 믿음을 버린다
먼저 버려야 할 것은 많이 외우면 안전하다는 믿음이다. 저장하고 되풀이하는 일은 기계가 더 빠르고 지치지 않으며, 단순 지식 암기에 머문 사람은 그 경쟁에서 먼저 밀릴 수밖에 없다.
책 한 권을 다 기억하는 것보다 그 지식이 지금 상황에 왜 필요한지 가려내는 힘이 더 중요해졌다.
2위 AI가 내놓은 답의 빈틈을 찾는다
AI가 내놓은 답을 그대로 받아 적는 사람은 도구를 쓰는 듯 보여도 실제로는 도구에 끌려간다. 답의 전제가 무엇인지, 빠진 조건은 없는지, 다른 선택은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같은 화면을 보더라도 한 사람은 결과를 복사하고 다른 사람은 오류와 빈틈을 찾아낸다. 이 작은 차이가 판단을 맡기는 사람과 판단을 책임지는 사람을 가른다.
1위 풀 문제를 스스로 정한다
가장 중요한 조건은 남들이 건네준 문제를 푸는 데서 멈추지 않고 스스로 물을 것을 정하는 힘이다. 좋은 질문은 막연한 호기심이 아니다. 누구의 불편을 해결하려는지, 당연하게 여긴 조건을 바꾸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지금 놓친 목소리는 무엇인지 끝까지 파고드는 행동이다.
질문력을 키우려면 하루에 하나라도 익숙한 일을 낯설게 바라봐야 한다. 회의에서 답을 서둘러 말하기 전에 문제를 한 문장으로 다시 쓰고, AI에게 묻기 전에 자신이 확인하려는 기준부터 적는 식이다.
퇴근을 앞둔 사무실에서 두 사람이 같은 AI 답변을 받아 든다. 한 사람은 문장을 다듬어 바로 보고서에 붙이고, 다른 사람은 화면 옆 수첩에 ‘이 답이 틀릴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가’라고 적는다.
잠시 뒤 두 번째 사람의 화면에는 처음과 전혀 다른 질문들이 줄지어 열린다. 빈 회의실 불이 하나씩 꺼지는 동안에도 수첩의 마지막 칸은 아직 비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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