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유기견이 낳은 14마리 꼬물거리…엄마 털색 닮은 아이가 ‘0마리’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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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소 문을 열고 들어온 임신한 유기견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겉보기엔 뼈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마른 체구였지만, 만삭이 된 배만큼은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부풀어 올라 있었죠.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한 동물 보호소(Dallas Animal Services) 직원들은 녀석을 처음 맞이했을 때만 해도 그저 무사히 출산하기만을 바랐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보호소 안은 놀라움과 환호성으로 가득 찼습니다. 녀석이 낳은 새끼가 무려 14마리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보통 강아지가 한 번에 낳는 수보다 훨씬 많은 숫자였지만, 더 놀라운 것은 14마리 모두 단 한 마리도 잃지 않고 건강하게 첫 숨을 내쉬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Saving Hope Rescue
◆ 엄마 털색을 닮은 새끼는 ‘0마리’?
‘마리나(Marina)’라는 이름을 얻게 된 이 어미 개는 갈색과 흰색 얼룩무늬가 아름답게 섞인 털을 가진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눈을 뜬 14마리의 꼬물거리들을 확인한 봉사자들은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엄마의 따뜻한 갈색 털을 닮은 아이는 단 한 마리도 없이, 모든 새끼가 아빠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듯 검은색과 흰색으로만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쁨도 잠시, 이미 유기동물로 가득 차 있던 보호소는 14마리의 아기 강아지와 엄마를 모두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전문 구조 단체 ‘세이빙 호프 리스큐(Saving Hope Rescue)’가 즉각 지원에 나섰습니다.
Saving Hope Rescue
◆ 이동하는 수레 옆을 바짝 쫓아간 어미 개
보호소를 떠나 새로운 임시보호처로 이동하던 날, 14마리의 아기들은 커다란 수레 위에 올려진 케이지에 나란히 담겼습니다.
어미 마리나는 자신이 걷는 내내 주변의 시선이나 소음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아기들이 탑승한 수레만 바라보며 밀착 마크하듯 걸음을 옮겼습니다.
제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유기견 시절을 견뎌냈으면서도, 새끼들을 향한 눈빛만큼은 그 어떤 누구보다 단단했습니다.
Saving Hope Rescue
◆ “젖꼭지보다 새끼가 많아”…밤샘 케어가 만든 반전
14마리라는 숫자는 젖을 물리기도 만만치 않은 조건이었습니다. 어미 개의 젖꼭지 개수보다 아기 강아지의 수가 더 많았기에, 초기에는 몇몇 약한 아이들이 젖을 차지하지 못해 기운을 차리지 못하는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구조 단체의 봉사자들은 교대로 밤을 새워가며 인공 수유를 돕고, 어미 마리나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편안히 수유할 수 있도록 전용 공간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마리나 역시 강인한 생명력으로 14마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온기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단체는 14마리 아이들에게 ‘바다’를 주제로 한 이름을 선물했습니다.
트라이튼, 카스피안, 리프, 코브, 미니, 핀, 마린, 타이드, 니모, 포세이돈, 에리얼, 오션스, 펄, 그리고 코랄까지. 바다처럼 넓고 깊은 어미의 사랑 속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습니다.
Saving Hope Rescue
◆ 14개의 작은 생명이 찾을 새로운 집
2만 마리가 넘는 동물을 구조해 온 베테랑 단체조차 “한 번에 14마리가 태어나 전원 건강하게 살아남은 것은 그 자체로 기적이었다”라고 전했습니다.
꼬물거리던 아기들은 젖을 떼고 씩씩하게 뛰어놀 만큼 무럭무럭 자라났습니다.
엄마를 닮은 구석은 털 색깔 대신 끝없는 생명력과 긍정적인 성격이었나 봅니다. 조만간 이 14마리의 강아지들은 저마다의 평생 가족을 찾아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한 마리의 마른 유기견이 품어낸 14개의 작은 생명들. 팍팍한 삶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모성애와 이를 외면하지 않은 사람들의 손길이 만든 이야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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