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법원 불법 구금과 가혹행위 인정하며 증거능력 부정
- 남민전 조직 활동으로 유신체제 비판 유인물 배포
- 감옥서 시 250여편 창작하며 민주화 운동 앞장서
1976년 결성된 남조선민족해방전선 준비위원회(남민전)는 반유신 민주화운동을 목표로 이재문씨 등 민족일보 기자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지하 조직이다. 이들은 서울 시내에서 유신체제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배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고, 이로 인해 80여 명의 조직원과 관련 인사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됐다. 이 사건은 유신 정권 말기 최대의 공안사건으로 기록된다.
김남주 시인은 1978년 남민전 준비위원회에 가입해 유신 반대 운동을 주도했고, 남민전 기관지에 저항시를 발표하거나 유인물 제작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1979년 구속됐다. 그는 1980년 5월 국가보안법 및 반공법 위반 등 혐의로 15년형과 자격정지 15년을 선고받았으며, 9년 2개월여 복역 후 1988년 형집행정지로 출소했다. 김 시인은 1994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수감 생활 중에도 김남주 시인은 칫솔을 날카롭게 갈아 우유갑, 은박지 등으로 시를 써내려갔다. 이렇게 탄생한 250여 편의 시는 1984년 첫 시집 ‘진혼가’를 시작으로 ‘나의 칼 나의 피’, ‘조국은 하나다’ 등에서 세상에 공개됐다.
2024년 6월, 김 시인의 배우자와 아들은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이 같은 해 10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46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한대균 부장판사)는 2일 김 시인에 대한 국가보안법·반공법 위반 등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시인 등이 불법 체포·구금된 상태에서 폭행과 협박 등 가혹행위를 당하며 조사를 받은 점을 들어,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대부분의 증거가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법정에서 김 시인이 남긴 자백 역시 불법 수사의 심리적 영향이 남아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객관적이고 명백한 증거 없이 자백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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