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 세대보다 교육도 더 많이 받고 정보도 쉽게 얻는데 오히려 내 집 마련은 더 어렵고 돈은 모이지 않는다고 느끼는 자녀 세대가 있다. 물론 집값과 고용환경, 물가처럼 개인이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요인도 크다.
하지만 비슷한 소득에서도 돈을 대하고 가르치는 가족의 습관은 다음 세대의 경제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1. 돈 이야기를 무조건 숨긴다
아이 앞에서는 돈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부모의 소득과 생활비, 대출과 저축에 관한 대화를 전혀 하지 않는다. 그러다 성인이 된 자식은 월급은 받아도 세금과 이자, 보험과 신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돈을 밝히라는 뜻이 아니라 돈을 관리하는 방법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2. 남들에게 보이는 생활 수준을 지나치게 중요하게 생각한다
형편보다 좋은 자동차를 사고 명품과 여행으로 다른 집과 비교하며 자식에게도 “남들 하는 건 해줘야지.”라고 말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돈을 모으는 것보다 잘사는 것처럼 보이는 소비가 먼저 학습될 수 있다. 소득이 늘면 저축보다 소비부터 늘어나는 습관도 여기서 시작되기 쉽다.

3. 자식이 실패하지 못하게 모든 문제를 돈으로 해결해준다
카드값이 부족하면 대신 갚아주고 취업하지 않아도 생활비를 계속 주며 무리해서 집까지 마련해준다. 부모에게는 사랑이지만 자식은 자신의 소득 안에서 선택하고 포기하며 책임지는 경험을 놓칠 수 있다.
경제적인 도움은 때로 필요하지만 반복해서 결과를 대신 책임져주면 경제적 독립은 오히려 늦어질 수 있다.

4. 부모 자신이 노후 준비를 하지 않는다
자식 교육과 결혼에 가진 돈을 거의 다 쓰면서 “우리는 나중에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부모가 70대, 80대가 되었을 때 시작된다. 생활비와 의료비가 부족하면 결국 경제적 부담이 자식에게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식은 자신의 집과 노후를 준비해야 할 시기에 부모 생활비까지 책임지면서 자산을 쌓기 어려워진다. 부모보다 자식이 더 가난해지는 집의 가장 무서운 공통점은 가난 자체가 아니라 한 세대가 자신의 노후를 다음 세대의 책임으로 넘기는 구조가 반복되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도와주면 안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려울 때 가족이 서로 돕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개인의 경제적 어려움을 모두 부모의 교육 탓으로 돌릴 수도 없다.
다만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은 재산만이 아니다. 자신의 형편에 맞게 소비하고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며 자식에게도 돈을 책임지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그것이 어쩌면 집 한 채를 물려주는 것보다 오래가는 경제적 유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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