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 터널 한복판에서 차선을 점거한 채 웨딩 사진을 촬영한다는 의혹으로 공분을 샀던 이른바 ‘남산터널 민폐 커플’ 사건의 진실이 밝혀졌다.
사실 확인 결과 당사자들은 사진 촬영이 아닌 차량 고장으로 인해 후속 사고를 막으려 안전 수신호를 보내던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발단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진 한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이었다.
해당 영상에는 남산 3호터널 내부 한 개 차로에 차량이 멈춰 서 있고, 그 뒤편에 정장 차림의 남성과 밝은색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최초 유포자는 이를 두고 “예비부부가 터널 차선을 가로막고 웨딩 촬영을 감행하는 몰상식한 행동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거센 비난 여론이 일었다. 공공 도로와 터널 내부에서의 무단 점거는 도로교통법 및 도로법 위반에 해당하는 중대한 위험 행위인 만큼, 당사자들을 향해 강력한 형사 처벌과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일방적인 주장에 기반한 인신공격성 비난까지 쏟아졌다. 그러나 당사자 지인의 증언과 상세한 정황이 공개되면서 사건의 진상이 드러났다.
당시 현장에 있던 남녀는 예비부부가 아닌 대학원 동기들이었다. 이들은 당일 예정된 대학원 학위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정장과 단정한 복장을 갖춰 입고 이동하던 중, 터널 내부에서 갑작스러운 차량 고장을 겪게 됐다.
더욱이 터널 내부는 구조상 시야 확보가 어렵고 후속 차량과의 연쇄 추돌 위험이 극도로 높은 공간이다.
이에 이들은 2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차량 후방에 비상 안전 삼각대를 설치하고, 비상등을 켠 뒤 다가오는 차량들을 향해 서행을 유도하는 수신호를 다급히 보내고 있었다. 현장에는 전문 촬영 장비나 조명 기구는 일절 존재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시민 안전을 위한 정당한 긴급 조치가 악의적인 편집과 자극적인 프레임으로 인해 민폐 행위로 둔갑했던 셈이다.
사건의 전말이 명확히 드러나자 여론은 급반전됐으며, 무분별한 억측으로 마녀사냥을 유도한 영상 게시자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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