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 관계에서도 정서적 유대나 배려 대신 “누가 경제적으로 더 기여했는가”를 기준으로 삼는 현상이 온라인상에서 주목받고 있다.
결혼 자금 기여도를 앞세워 처가 부모의 황혼 육아를 무급 노동으로 상쇄하려 한 한 남편의 사연이 전해지며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대기업에 재직 중인 남편 A씨와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 B씨는 본인 자금 각 1억 원, 8천만 원에 시댁 부모의 3억 원 지원을 합쳐 신혼살림을 마련했다.
갈등은 출산 후 맞벌이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친정어머니가 상주하며 아이를 돌보기로 결정하자 아내는 월 150만 원의 수고비를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남편 A씨는 “우리 엄마는 3억을 보탰으니 장모님은 무료로 애를 보며 노동으로 메워야 한다”고 반박하며 부부 갈등으로 이어졌다.
‘몸으로 때우라’는 남편의 말속에는 가족 관계마저 철저한 ‘주고받기’로만 바라보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 시댁이 큰돈을 지원했으니, 처가 역시 그에 맞먹는 공짜 노동을 제공해야 ‘본전’이 맞는다는 식의 셈법이다.
부모의 내리사랑이나 자식의 고마움 같은 감정은 사라지고, “받은 만큼 내놓으라”는 계산적 잣대만 남은 셈이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가족 관계마저 계약 관계로 바라보는 시각이 뚜렷해졌다”, “돌봄 노동의 가치와 부모 세대의 지원을 바라보는 양측의 기준 차이가 크다”는 식의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높은 주거 비용과 양육 부담이 맞물리면서, 전통적 가족 가치가 점차 자본주의적 교환 논리에 밀려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가족 간 헌신을 금전적 가치로만 재단할 경우, 돌봄의 질 저하는 물론 가족 공동체 내부의 정서적 단절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모의 경제적 지원과 돌봄 노동이 맞벌이 가정 유지에 중요한 축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이를 손익의 잣대로만 환산할 경우 가족 간 신뢰와 관계 설정에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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