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면 응급실 가는 투명한 흉기 유리섬유

어느 날 A씨는 어린 딸아이가 갑자기 손바닥을 칼로 찌르는 것처럼 아프다며 울음을 터뜨려 부모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육안상으로는 피가 나거나 긁힌 상처가 전혀 보이지 않았으나 아이는 손을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다급히 응급실을 찾았고 환자의 손을 진찰한 담당 의사는 손바닥에 미세 가시 수백 개가 박혀 있다는 충격적인 진단을 내렸다.
의료진은 박힌 가시를 일반 족집게로 억지로 뽑아내려 하면 절대 안 된다는 단호한 경고를 덧붙였다. 환자의 손바닥을 찌른 정체는 유리를 실처럼 가늘게 뽑아내어 플라스틱과 결합한 유리섬유 파편이었다. 이 미세한 유리 가시는 살 속에서 쉽게 부스러지는 성질이 있어 억지로 건드리는 순간 파편이 쪼개지며 주변 신경을 더 깊숙이 찔러 고통을 키운다.

해당 사고는 당일 아침 살짝 부러진 비닐우산 살대를 별생각 없이 만지며 사용했던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저가형 비닐우산의 뼈대에는 유연성과 탄성을 높이기 위해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소재가 대량 사용된다. 우산대가 손상되거나 코팅이 벗겨지는 순간 내부에 뭉쳐 있던 수만 개의 미세 유리 가시가 겉으로 튀어나와 흉기로 돌변한다.
유리섬유는 일반 병원의 엑스레이 장비로도 위치가 포착되지 않아 물리적으로 완전히 제거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손바닥을 비비거나 긁어내면 부서진 파편이 근육 조직과 모세혈관 주변으로 파고들어 2차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전문의들은 손에 묻은 잔여 유리 분진을 제거하기 위해 억지로 문지르지 말고 미온수의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내야 한다고 권고한다.
이러한 위험성을 지닌 유리섬유 소재는 우산뿐만 아니라 우리 가정 내 일상용품 곳곳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식당이나 가정에서 널리 사용하는 검은색 강화 젓가락과 여름철 원터치 모기장 프레임이 대표적이다. 겨울철 필수품인 난방 텐트의 지지 뼈대와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훌라후프 및 줄넘기 손잡이에도 유리섬유가 널리 쓰인다.
야외 활동에 필수적인 낚싯대와 캠핑용 텐트 폴대 역시 탄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유리섬유 복합재를 기본으로 채택한다. 이 제품들은 표면 코팅이 온전할 때는 안전하지만 오랜 사용이나 외부 충격으로 금이 가면 내부 섬유가 외부로 누출된다. 겉면이 하얗게 일어나거나 결이 갈라진 뼈대를 맨손으로 쥐는 순간 수많은 미세 침이 피부 표피층을 뚫고 박힌다.
파손된 부위에서 공기 중으로 흩날리는 미세 유리 분진은 호흡기로 유입될 경우 기관지 점막과 폐 조직에 손상을 준다. 눈에 튀어 들어갈 경우에는 각막에 미세한 찰과상을 입혀 심각한 안구 통증과 시력 저하를 초래할 위험이 높다. 따라서 뼈대가 꺾이거나 겉면이 갈라진 우산과 텐트 제품은 테이프로 감아 재사용하지 말고 즉시 폐기 처분해야 한다.
손상된 유리섬유 용품을 치우거나 버릴 때는 반드시 두꺼운 고무장갑이나 작업용 장갑을 끼고 만져야 피부를 보호한다. 주변으로 유리 미립자가 날리지 않도록 분무기로 물을 뿌린 뒤 신문지나 비닐봉지로 꼼꼼하게 밀봉하여 쓰레기통에 배출해야 한다. 만약 손바닥 통증 부위가 붉게 부어오르며 열감이 동반된다면 피부 속 세균 감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피부과를 방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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