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움에는 늘 설렘보다 계산이 먼저 따라붙는다. 특히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시니어는 이것을 배워 어디에 쓸 수 있을지부터 생각한다.
병원 대기실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도 강의 목록을 열었다 닫으며, 물어볼 사람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결정을 미룬다.

접수대 옆 의자에 앉아 수강 후기까지 읽지만 손가락은 신청 버튼 앞에서 멈춘다. 그러나 망설임의 속뜻은 배우기 싫다는 것이 아니라, 헛되이 배우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가깝다.
3위 쓸모를 다 정한 뒤 시작한다
3위는 쓸모를 다 정한 뒤 시작하려는 태도다. 배움의 쓰임은 시작 전에 완성된 답처럼 보이지 않는다.
스마트폰 기능 하나를 익힌 일이 병원 예약을 바꾸는 데 쓰이고, 글쓰기 한 줄이 가족에게 마음을 설명하는 데 쓰이듯 용도는 배운 뒤 생활 속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처음부터 큰 성과를 정하면 이런 작은 쓸모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2위 질문을 마지막에 꺼낸다
2위는 질문을 마지막에 꺼내는 습관이다. 명절에 가족이 모였을 때도 배우고 싶은 마음보다 나이 들어 그게 무슨 소용이냐는 걱정을 먼저 말하면, 가족은 도전을 말리거나 위로하는 쪽으로 답하기 쉽다.
반대로 이것을 어디에 써보면 좋을까를 먼저 묻고 걱정을 나중에 붙이면 대화는 평가가 아니라 방법 찾기로 흘러간다. 같은 식탁에서도 말의 순서가 답의 방향을 바꾼다.
1위 정답보다 자기 질문을 품는다
1위는 정답보다 자기 질문을 품는 일이다. 스탠퍼드 교육대학원 부학장 폴김이 제기해 온 문제의식도 정답 암기만으로는 기계와 인공지능의 시대를 건너기 어렵고, 스스로 질문하는 힘이 중요하다는 데 있다.
무엇을 배워야 남보다 앞설까보다 지금 내 생활에서 무엇이 불편한가를 먼저 묻는다. 누구에게 인정받을까보다 배운 것으로 오늘 무엇을 조금 다르게 해볼까를 묻는다. 질문이 구체적이면 배움은 막연한 자격증이나 강의 수집에서 벗어나, 당장 시험해 볼 작은 행동이 된다.
대기실 전광판의 번호가 하나씩 바뀐다. 그는 닫았던 강의 목록을 다시 열고 가족 단체 대화방에 짧게 적는다.
이걸 배우면 어디에 쓸 수 있을까가 아니라, 내가 먼저 해보고 싶은 일은 이것인데 어떤 방법부터 익히면 좋을까라고 순서를 바꾼다. 전송 버튼을 누르자 진료실 문이 열리고, 그는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은 채 자기 번호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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