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크린과 무대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개성과 연기력으로 사랑받아 온 배우 황석정이 흙을 일구는 진정한 농업인으로 변신했다.
화려한 조명 뒤편에서 극심한 번아웃과 마음의 병을 앓았던 그가 약 1,000평 규모의 농장에서 자연과 호흡하며 새로운 삶의 활력을 되찾고 있어 눈길을 끈다.

황석정이 농사를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과도한 연기 활동으로 인한 공황장애와 극심한 피로감이었다. 쉼 없이 작품 활동에 매진하던 어느 날, 집 문고리만 잡아도 숨이 가빠오는 공황 증세가 찾아왔다.
그토록 사랑하던 연기가 점차 괴로움으로 변해가던 순간, 그는 어릴 적 나무 그늘 아래에서 꽃들을 바라보며 마음의 평안을 얻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렇게 4년 전, 그는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기 위해 흙에 손을 묻기 시작했다.
현재 황석정이 가꾸는 1,000평 농장은 야외 구역과 비닐하우스 구역으로 나뉘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야외 구역에서는 다양한 조경수들을 주로 키우고 있으며, 비닐하우스 구역에서는 꽃을 피우는 관상용 나무들을 전문적으로 돌본다.
바쁜 연기 활동을 병행하면서도 그는 매일 새벽 농장을 찾는다. 병충해 방제를 위한 약제 살포는 물론, 가지치기와 꺾꽂이(삽목) 등 고난도의 농작업까지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직접 해내며 농업인으로서의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그의 농장 수익이 ‘완전한 적자’ 상태라는 것이다. 황석정은 농장에서 직접 정성스레 키워낸 식물들을 시세보다 무려 89%나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윤을 남기는 사업적 목적보다는, 더 많은 이들에게 식물이 주는 기쁨을 나누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에서다.
황석정은 농장을 단순히 식물을 사고파는 상업 공간으로 남겨둘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향후 이곳을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을 공유하고, 지친 현대인들이 찾아와 힐링할 수 있는 열린 복합 문화 공간으로 가꿔나가겠다는 따뜻한 포부를 밝혔다.
식물을 키우며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한 그가 이제는 농장을 통해 세상에 또 다른 형태의 온기를 전하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