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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 아빠’ 전경철 작가, 간암 투병 끝 별세…자폐 아들에게 남긴 말 ‘먹먹’

스포츠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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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사진=tvN]

중증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들을 27년간 돌봐온 전경철 작가가 간암 투병 끝에 지난 5일 별세했다. 향년 64세다. 자신이 떠난 뒤 홀로 남을 아들의 삶을 걱정했던 전 작가는 생전 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 뜻을 두고 활동했다.

정유진 발달장애지원전문가포럼 대표는 6일 SNS를 통해 “2026년 9월 5일 토요일 오후 7시 56분 전경철 피터팬 아빠가 먼 길을 떠났다”며 부고를 전했다. 이어 “장례는 평소의 뜻에 따라 무빈소 장례로 치르기로 했다”라며 “현재 병원에 안치돼 있으며 빈소는 별도로 설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 작가는 충남 공주 선영에 안장될 예정이다.

전 작가는 중증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들 제원 씨를 홀로 돌봐왔다. 제원 씨의 사회성 연령은 2.3세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 작가는 아들을 동화 속 인물인 피터팬에 빗대며 함께한 삶을 글로 기록했다.

전 작가의 사연은 간암 말기 진단 이후 알려졌다. 약 6개월의 기대 여명을 통보받은 그는 자신의 죽음보다 아들이 앞으로 살아갈 공간을 마련하는 일을 먼저 고민했다.

전국의 장애인 거주시설과 복지기관을 직접 찾아다녔지만 입소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인력 부족과 자해·타인 공격 가능성 등을 이유로 입소가 거절되는 일이 이어졌다. 어렵게 찾은 입소처가 무산된 경우도 있었다.

이 과정은 지난 3월 MBC ‘실화탐사대’를 통해 소개됐다. 전 작가는 카카오 브런치 등에 아들과의 일상을 기록했고, 이를 엮어 에세이 ‘안녕, 피터팬’을 출간했다. 이후 아들이 지낼 곳을 마련한 뒤에도 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공동체 조성에 대한 뜻을 이어갔다.

전 작가는 지난달 14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생전 장례식과 감사 공연을 겸한 ‘네버랜드 레퀴엠: 38년 만의 커튼콜’을 열었다. 이날 시민과 후원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달 12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355회에도 출연했다. 당시 아들과 함께한 27년의 돌봄에 대해 “27년의 생활은 두 살배기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았다”면서도 그 시간이 행복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전 작가는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가족들을 위한 공동체 ‘네버랜드’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중증 발달장애인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이를 위해 ‘피터팬재단’ 설립도 추진했다.

전 작가는 생전 “다시는 이 땅에 피터팬이라는 이유로 세상 밖으로 내몰리는 아이가 없어야 한다. 더는 길이 보이지 않아 자식과 자신을 포기하는 부모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는 “아빠라는 존재는 깨끗하게 잊고 네 행복만을 위해 살라고 하고 싶은데 솔직하지 않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희미하게 기억나는 남자가 있다. 나보다 나이가 아주 많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늙어버린 남자가 있는데 나를 바라보면 많이 따뜻했고 맛있는 걸 많이 차려주던 사람이 있었다. 기억이 희미해 누군지는 모르겠다. 떠올리면 문득 그립기는 하다” 정도로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전 작가는 마지막으로 “나는 당연히 27년간 행복을 안겨줬던 잘생긴 아기를 품에 안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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