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 아빠 전경철 작가 별세…1천 곳 헤매며 남긴 20년의 기적
향년 63세 간암 투병 끝 영면, 6개월 시한부 딛고 추진한 복지재단 설립은 계속
![고 전경철 작가[카카오 같이가치 기부페이지 캡처]](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9/CP-2025-0262/image-334d7501-f91d-4187-aae5-6a3239717197.jpeg)
시한부 선고에도 멈추지 않은 부정, 1천 곳의 문을 두드리다
“아빠로서의 행복을 무려 20년 넘게 안겨줬어. 고마웠어 아들.”
중증 자폐를 앓는 아들을 20여 년간 홀로 돌보며 숭고한 헌신을 보여준 ‘피터팬‘ 아빠 전경철 작가가 간암 투병 끝에 영면에 들었다. 향년 63세. 6일 발달장애지원전문가포럼 정유진 대표에 따르면, 전 작가는 지난 5일 오후 7시 56분경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숭고한 뜻에 따라 장례는 빈소 없이 치러진다.
전 작가에게는 30대 중반에 얻어 2007년 중증 자폐성 장애 진단을 받은 26세 아들 제원 씨가 있다. 아내와 이혼한 뒤 20년 넘게 아들의 유일한 보호자로 살아온 그는, 정신 연령이 두 살에 멈춘 아들을 영원히 자라지 않는 ‘피터팬‘이라 불렀다.
그의 애절한 사연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해 4월, 간암 말기로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으면서부터다. 죽음의 문턱에서도 홀로 남겨질 아들의 안위만을 걱정했던 그는 전국 1천여 곳의 보호 시설을 찾아 헤맸다. 그러나 의사소통이 불가한 자폐 성인 남성을 수용해 주는 곳은 전무했다. 절망적인 현실 앞에서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플랫폼 ‘브런치’에 아들의 보금자리를 찾는 험난한 여정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기적이 된 연대, 남겨진 ‘피터팬‘들을 위한 마지막 발걸음
전 작가의 기록은 곧 세상의 반향을 일으켰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MBC ‘실화탐사대’ 등 주요 방송을 통해 그의 사연이 집중 조명되었고, 이후 에세이 ‘안녕, 피터팬‘을 정식 출간하며 작가로 발돋움했다. 그의 절박한 호소에 독자들은 2천여 건의 응원과 8천만 원에 달하는 후원금으로 화답했다. 이 같은 사회적 연대 덕분에 아들 제원 씨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공동체 마을에 무사히 정착할 수 있었다.
당초 의료진이 예상한 6개월의 시간을 넘어 약 1년을 더 버텨낸 고인은 생전 아들을 “목숨줄을 붙잡는 존재”라고 표현했다. 투병의 고통 속에서도 그는 출판에 머물지 않고, 아들과 같은 처지에 놓인 성인 중증 자폐인을 지원하기 위해 ‘피터팬‘ 자폐인 복지재단 설립을 적극 추진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재단 설립 추진위 출범이라는 결실을 맺었으며, 남은 위원들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재단 설립 논의를 차질 없이 이어갈 계획이다.
“다른 부모들은 길어도 2∼3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아빠로서의 행복을 너는 무려 20년 넘게 안겨줬어.”
자신보다 훌쩍 커버린 순수한 아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고백했던 전 작가. 그의 치열했던 삶과 헌신은 우리 사회의 발달장애인 돌봄 사각지대에 묵직한 경종을 울리며 오랜 시간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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