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의 몰락과 허술한 은폐”…특검 수사로 드러난 김태효의 진술 전말

유튜브 시사 탐사 채널 ‘지릿지릿’은 1일 게재한 영상을 통해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지낸 김태효의 구속 사유와 종합특검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진술조서 및 디지털 포렌식 내역을 상세히 보도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종합특검이 청구한 김 전 차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 발부의 핵심 사유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였다. 김 전 차장의 직계 가족 다수가 미국에 체류하며 해외 거주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도주 우려로 작용했으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조직적인 휴대전화 교체와 데이터 삭제, 하급자 회유 시도 등이 명백한 증거인멸 정황으로 인정됐다.
‘3대 특검’ 피했던 배경…결정적 협조와 “미친 사람인 줄” 진술

김 전 차장은 과거 이른바 ‘3대 특검'(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 내란 특검, 순직 해병 특검) 수사 당시에도 여러 차례 수사선상에 올랐으나 구속 영장을 피해 왔다.
영상에 따르면, 당시 김 전 차장은 특검 수사에 상당히 적극적이고 유의미한 진술을 다수 제공하며 수사 협조(일종의 플리바게닝 형태)를 통해 불구속 상태를 유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종합특검 조사 과정에서도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해 “미친 사람인 줄 알았다”는 취지의 강도 높은 비판 진술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1년도 안 쓰고 쓰레기통에”…황당한 폰 교체 해명과 대규모 데이터 삭제
그러나 종합특검 수사가 심화되면서 김 전 차장이 시도한 증거인멸 정황이 수사기관에 포착됐다.
김 전 차장은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직후이자 대국민 담화가 발표되던 12월 중순경 사용 중이던 휴대전화를 전격 교체했다. 휴대전화 교체 경위에 대해 김 전 차장은 “동생이 선물해 준 것”이라고 진술했고, 특검이 동생을 참고인으로 조사하자 동생은 “형의 기기가 너무 오래된 구형 같아 선물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특검팀의 추가 추궁 결과 해당 휴대전화는 구입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최신 기종이었으며, 이전 기기를 어떻게 처리했느냐는 질문에 김 전 차장은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또한 “기존 기기의 모든 자료를 새 폰으로 옮겼다”고 주장했으나, 특검의 디지털 포렌식 결과는 정반대였다.
특히 삭제된 텔레그램 채팅방 흔적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직후 이도운 전 홍보수석, 이진복 전 정무수석, 추경호 전 경제부총리,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여한 방에서 ‘담화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대통령 직무 성실 수행 기조를 대외에 전파해야 한다’는 논의가 오간 알림 기록이 포착되기도 했다.
대통령실 내부 관계자들의 진술에서도 김 전 차장의 막강했던 입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강재권 전 외교전략비서관은 특검 조사에서 “대통령실과 행정부 내에서 누구도 김 전 차장에게 함부로 하지 못했다”며 “국가안보실장이 네 차례나 교체되는 동안 직속 1차장이 단 한 번도 바뀌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는 사실 자체가 안보실장을 능가하는 특별한 권력과 배경이 있었음을 방증한다”고 증언했다.
이 같은 위세와 달리 조사실 안팎에서는 허술한 회유 시도가 이어졌다. 김 전 차장은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으나 실질적인 집행은 하급자들이 주도했다”는 취지로 책임을 부하 직원들에게 떠넘겼다. 이에 반발한 외교비서관실 관계자들이 “김 전 차장이 모든 것을 지시했다”고 상반된 진술을 내놓자, 김 전 차장은 특검 조사 도중 ‘휴식 시간’을 요청해 청사 밖으로 나간 뒤 불리한 진술을 한 강 전 비서관에게 직접 전화를 건 것으로 드러났다.
강 전 비서관은 전화를 받지 않고 곧바로 특검팀에 이 사실을 알렸으며, 다시 조사실로 들어온 김 전 차장은 통화 시도 이유를 묻는 수사팀의 추궁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못한 채 침묵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안보 라인의 실세로 군림하던 김 전 차장이 하급자 책임 전가와 휴대전화 폐기, 증인 회유 등 무리한 은폐를 시도하다 구속을 자초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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