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단 한 곳, 인도 국립공원에만 산다”…멸종위기 ‘가짜 흑호’가 탄생한 슬픈 유전학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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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속 영물로만 여겨졌던 ‘검은 호랑이’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이 신비로운 맹수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과학계의 연구와 보전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야생에서 오직 인도의 한 국립공원에만 고립되어 서식하는 이 호랑이는 놀라운 비주얼 뒤에 안타까운 생태학적 진실을 품고 있습니다.
이 흑호랑이가 발견되는 유일한 야생 서식지는 인도 동부 오디샤주의 ‘심릴리팔 호랑이 보호구역(Similipal Tiger Reserve)’입니다.
인도 국립생물과학센터(NCBS) 등의 정밀 유전체 분석 연구에 따르면, 검은 호랑이는 표범이나 흑표처럼 온몸이 완전한 검은색 털로 뒤덮인 전형적인 ‘멜라니즘(흑색증)’ 개체가 아닙니다.
Soumen Bajpayee / Caters News
고양이과 동물의 털 패턴을 결정짓는 핵심 유전자인 ‘Taqpep(막횡단 아미노펩티다아제 Q)’ 유전자의 단일 염기 돌연변이로 인해 줄무늬가 비정상적으로 넓어지고 서로 뭉쳐져 바탕색인 주황빛을 거의 다 가려버리는 ‘의사 흑색증(Pseudo-melanism, 가짜 멜라니즘)’ 현상입니다.
멀리서 보면 칠흑같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검은 줄무늬가 온몸을 빈틈없이 채운 독특한 외형을 띱니다.
이러한 희귀 유전자가 특정 지역에서만 집중적으로 발현된 배경에는 안타까운 생태계 파괴의 역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심릴리팔 지역의 벵골 호랑이들은 주변 개발로 인해 외부 생태계와 완전히 단절되었고, 고립된 좁은 숲 안에서 수 세대에 걸쳐 ‘근친교배(Inbreeding)’를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일반 야생에서는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열성 돌연변이 형질이 급격히 농축되면서 보호구역 내 호랑이 중 상당수가 검은 털 무늬를 띠게 된 것입니다.
Soumen Bajpayee / Caters News
현재 심릴리팔 야생에 남아있는 성체 호랑이는 약 10여 마리 남짓에 불과하며, 그중 검은 무늬를 띤 개체는 대략 7~8마리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개체 수가 워낙 적어 유전적 다양성 결여와 질병 취약성, 밀렵 위협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인도 오디샤주 정부와 산림 당국은 심릴리팔 인근에 세계 최초의 ‘검은 호랑이(멜라니스틱 타이거) 사파리’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하고 본격적인 보전 계획에 돌입했습니다.
동물원과 보호시설에서 태어난 개체들을 단계적으로 적응시켜 관광 자원화하는 동시에, 야생 서식지를 엄격히 보호해 멸종을 막겠다는 전략입니다. 인간의 개발이 빚어낸 생태적 고립 속에서 태어난 이 검은 맹수들이 건강하게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전 세계 생태학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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