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불과 두 달 사이에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국내 대표 수출 기업인 삼성전자에 예기치 못한 실적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를 팔아 달러를 수거해도 원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환차손이 발생해 가만히 앉은 채 11조 원 규모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날아갈 판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일제히 삼성전자의 실적 눈높이와 목표주가를 내려 잡으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글로벌 IB인 씨티그룹은 최근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15조 5000억 원에서 104조 1000억 원으로 10% 이상 대폭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 역시 기존 45만 원에서 43만 원으로 하향 조정하며 최근 가파르게 진행된 원화 강세 여파가 실적에 직접적인 역풍을 가했다고 분석했다.
노무라증권 등 외신 기관들도 결제 대금은 달러로 받지만 원화 비용 비중이 높은 구조상 원화 가치가 뛰면 이익이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 2분기만 해도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웃돌며 고환율 수혜를 누렸으나 3분기 들어 1350원 선으로 급락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국내에 달러 공급이 쏟아진 데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겹쳐 달러 가치가 한꺼번에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무 경영진들이 기존에 수립해 둔 경영 계획 초안을 전면 재검토할 만큼 외환 시장의 변동성은 기업들에 무서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환율 악재에 따른 단기 실적 부담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장기 상승 사이클 자체를 훼손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한다.
씨티그룹 역시 불리한 환율 환경을 반영해 목표가를 낮추면서도 견조한 메모리 수요와 주주환원 매력을 근거로 매수 의견은 유지했다.
향후 예정된 3분기 실제 실적 발표와 주요국 통화정책 변수를 침착하게 확인하며 대응 수위를 조절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11조 원 실적 전망 하향은 제품 판매 부진이 아닌 환율 급락에 따른 원화 환산 착시와 일시적 비용 요인이 반영된 결과다.
단기 실적 조정에 놀라 섣불리 투매에 동참하기보다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발표될 사업부별 실제 영업이익 수치를 점검해야 한다.
외국인 수급의 향방과 환율 안정 여부를 다각도로 확인한 뒤 매매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삼성전자 주주에게 유효한 대응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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