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에는 유난히 미인이 많다”는 속설은 오랜 세월 대중 사이에서 흥미로운 얘깃거리로 통했다.
손예진, 송혜교를 비롯해 걸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 등 내로라하는 대표 미녀 스타들의 고향이라는 점과 과거 미스코리아 당선자를 대거 배출했던 이력은 이러한 인식을 더욱 공고히 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러한 대중적 구전에 인류학적·유전학적 그럴듯함을 덧입힌 이른바 ‘대구 미인설’이 재구성되어 소비되고 있다.
해당 이야기의 출발점은 한반도의 지리적·형질인류학적 교차점이라는 가설이다. 전통적으로 한국인의 외모 형질을 설명할 때 거론되는 북방계와 남방계의 특성이 대구와 경북 일대에서 절묘하게 만났다는 논리다.
피부가 맑고 희며 선이 곧은 북방계의 장점과, 눈이 크고 윤곽이 뚜렷하며 짙은 쌍꺼풀을 지닌 남방계의 매력이 이 지역에서 조화롭게 융합되며 독특한 외모를 형성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여기에 신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고대사적 상상력과 유전학적 낭만까지 결합된다.
과거 영남권 고분 유적을 발굴 및 조사하는 과정에서 서역과의 교류 흔적이나 이질적인 인골 형질이 언급되었던 사례들을 끌어와, ‘실크로드를 통한 유전자 유입설’로 서사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신라가 국제적인 교역을 펼치는 과정에서 서역 혈통이 섞였고, 그 유전적 흔적이 대구·경북 일대에 남아 오늘날의 서구적이고 또렷한 마스크를 만들어냈다는 일종의 ‘썰’이다.
물론 학계에서는 이러한 주장들을 과학적 실체나 정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특정 지역 주민 전체의 유전 형질을 명확히 일반화할 수 있는 실증적 근거가 부족할뿐더러, 미의 기준 자체가 시대와 개인에 따라 달라지는 주관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과거 패션·섬유 산업과 미용 인프라가 번성했던 대구의 환경적 요인과 대중스타 배출 사례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도시 전설에 가깝다는 평이다.
그럼에도 대중이 이 같은 이야기에 꾸준히 호응하는 배경에는 익숙한 호기심을 그럴싸한 스토리텔링으로 소비하려는 심리가 자리 잡고 있다.
‘미인의 도시’라는 상징적 수식어가 현대에 이르러 역사와 과학의 외피를 두른 채 흥미로운 현대판 설화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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