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노조의 총파업 예고에 대응해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배수진을 쳤다.
특히 사측은 반도체 핵심 공정 도면과 투입 물질표 등 기밀에 가까운 자료까지 제출하며 파업이 가져올 물리적 파괴력을 소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1일 확인된 삼성전자의 가처분 신청서에는 무려 63개의 소명자료가 포함됐다.
사측은 과거 기흥·평택 공장의 정전 사고와 SK하이닉스 우시 공장 화재 사례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반도체 라인이 멈출 경우 항온항습이 깨지고 장비 내 약액이 응고되어 수조 원대 장비를 통째로 폐기해야 하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강조한 것이다.

삼성은 기흥, 화성, 평택 등 전 사업장의 화학물질 공급시설, 방재센터, 전력시설 등 78곳을 안전보호시설로 명시했다.
노동조합법상 안전보호시설 점거는 엄격히 금지된다.
법원이 이를 인정할 경우 노조의 핵심 시설 진입이 원천 차단되어 파업의 물리적 동력은 사실상 상실될 전망이다.

사측은 단순히 경제적 손실만을 호소하지 않았다.
중앙통제실이나 배수 시설이 마비될 경우 화학물질 누출이나 폭발, 화재 등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법원에 강력히 소명했다.
이는 노조의 쟁의행위가 공공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논리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이 제출한 자료에는 노조 지도부와 사내 게시판의 글들도 대거 포함됐다.
파업 미참여자를 해고 우선순위에 두겠다거나 성과급 개선에서 제외하겠다는 식의 노조 측 발언을 협박으로 규정해 제출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이번 쟁의행위가 정당한 권리 행사를 넘어 위법한 성격을 띠고 있음을 부각했다.

노조는 오는 23일 평택 캠퍼스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고 다음 달 총파업을 계획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삼성전자가 명시한 78개 시설을 안전보호시설로 인정하느냐가 이번 공방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분 1초가 실적과 직결되는 반도체 공정의 특수성이 법적 판단에 어떻게 반영될지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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