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 사이라도 투자는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기로 한 약속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지난 1월 말, 반도체 업황의 근본적인 변화를 감지하고 남편 몰래 삼성전자 주식 1800만 원어치를 매수한 한 투자자가 21%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당시 비싸게 산다는 주변의 조롱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현재 약 400만 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향후 주가 향방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은 단순히 잘 나왔다는 수준을 넘어섰다.
매출 133조 원에 영업이익 57.2조 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49%나 상회했다.
반도체 비수기로 불리는 1분기에 이 정도 성적을 냈다는 것은 성수기인 2~4분기에 실적이 어디까지 치솟을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이번 어닝 서프라이즈의 중심에는 단연 반도체가 있다.
AI 서버의 필수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높은 수익성과 더불어, D램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이익이 극대화됐다.
AI 수요가 메모리 가격 상승을 이끌고 이것이 다시 기업 이익으로 연결되는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형국이다.

대외 변수도 삼성전자의 편이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출 이익이 늘어난 데다, 관세 대응을 위해 기업들이 메모리 물량을 미리 확보하면서 1분기에 수요가 집중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운과 실력이 모두 따라준 절묘한 타이밍이었던 셈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려 잡고 있다.
KB증권은 36만 원, 한국투자증권은 33만 원을 제시하며 글로벌 1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엔비디아와의 영업이익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의 초격차 경쟁력이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2분기 이후에는 성장 속도가 잠시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
1분기에 수요가 앞당겨 반영된 측면이 있고, 이미 주가에 기대감이 상당 부분 녹아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단순한 주가 상승보다는 실적 성장 속도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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