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 코스닥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먹는 비만약의 꿈이 순식간에 악몽으로 변했다.
주사 대신 입에 털어 넣는 간편한 비만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황제주에 등극했던 삼천당제약이 핵심 기술 의혹과 대주주의 지분 매각 논란에 휩싸이며 주가가 반토막 났다.
삼천당제약의 주가는 지난달 장중 123만 3,000원까지 치솟으며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으나, 불과 열흘 만에 50만 원 선으로 급락했다.
4월 한 달간 하락 폭만 40%에 달해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다.

추락의 발단은 지난달 발표한 미국 파트너사와의 15조 원 규모 라이선스 계약이었다.
삼천당제약은 순이익의 90%를 가져오는 파격적 조건이라고 홍보했으나, 정작 상대 기업은 비공개였고 초기 기술료(마일스톤)는 1,500억 원 수준에 불과해 숫자를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핵심 플랫폼 기술인 S-PASS의 임상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아 기술 실체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대주주인 전인석 대표의 행보였다.
전 대표는 주가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달 말, 증여세 납부를 이유로 약 2,5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처분하겠다고 공시했다.
비록 시장의 거센 반발에 매각을 철회했으나, 고점에서 대주주가 먼저 도망치려 한다는 비판과 함께 투자자들은 대거 이탈했다.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지난 6일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으나 상황은 오히려 악화됐다.
전 대표는 FDA와의 이메일을 근거로 기술력을 주장했으나, 단순 검토 회신일 뿐 제네릭 인정은 아니라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핵심 쟁점에 답한 인물이 회사 소속도 아닌 정체불명의 제3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시장의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삼천당제약은 코스닥 대장주였던 만큼 그 여파는 시장 전체로 번졌다.
삼천당제약을 편입했던 각종 코스닥 액티브 ETF와 바이오 섹터 ETF의 수익률이 동반 하락하며 지수 전체의 발목을 잡았다.
개별 종목 리스크를 피하려던 ETF 투자자들까지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된 셈이다.

신라젠, 에이치엘비에 이어 반복되는 바이오주의 급등락 패턴에 금융감독원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는 6월까지 바이오 기업 공시 개선 TF를 통해 호재성 정보를 흘려 공시 의무를 회피하는 관행을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보 비대칭성이 큰 바이오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근본적으로 수술하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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