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한 달간 국내 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을 빼내며 코리아 엑시트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번 순유출 규모는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을 4배 이상 뛰어넘는 사상 초유의 수준이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 동안 외국인 증권 투자 자금은 무려 365억 50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55조 9251억 원에 달하는 거액이 단 한 달 만에 증발한 셈이다.

외국인 주식 자금은 지난달에만 297억 8000만 달러가 빠져나가며 한 달 만에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기존 기록인 2008년 7월(89억 달러)의 4배에 육박하는 수치로, 올해 1월부터 석 달째 이어진 매도세의 정점을 찍었다.

한국은행은 이번 대규모 유출의 주된 원인으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를 꼽았다.
전쟁 불안감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한국 시장을 떠나 안전 자산인 달러로 자금이 몰리는 위험 회피 심리가 극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순유입을 유지하던 채권 시장도 버티지 못했다.
지난달 채권 자금은 67억 7000만 달러 순유출로 돌아서며 역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국고채 만기 상환이 겹친 데다 재투자 유인이 낮아지면서 외국인들이 한국 채권을 다시 사지 않고 현금화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의 팔자 행렬은 환율 시장을 직격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 변동 폭은 11.4원으로 전월(8.4원)보다 크게 확대됐으며, 환율 자체도 1510원을 돌파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출이 단순한 차익 실현을 넘어선 구조적 이탈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달러 인덱스가 100 수준까지 강세를 보이는 등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는 한 외국인의 복귀 시점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공식적인 환율 방어 대책과 외환 보유액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향후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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