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타고 승승장구하던 국내 증시가 한 달 만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추락했다.
전쟁 전 글로벌 수익률 1위를 기록하던 코스피는 중동발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으며 이달 들어서만 약 12% 폭락, 주요국 중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한 주 동안에만 5.92% 하락하며 5438.87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7거래일 연속 팔자를 외치며 약 13.6조 원어치를 던졌고, 이를 개인이 오롯이 받아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불과 한 달 전 5,000조 원을 넘겼던 코스피 시가총액은 전쟁 여파로 약 663조 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해 기술적 악재까지 겹쳤다.
구글이 발표한 새로운 압축 알고리즘 터보퀀트가 LLM 메모리 사용량을 6배나 줄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비상이 걸렸다.
메모리 효율이 좋아지면 역설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며 시총 1, 2위 종목이 동반 추락, 지수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외국인의 이탈은 뼈아프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48.9%까지 떨어지며 약 12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쟁으로 인한 유가·환율 급등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자 안전 자산으로 자금이 쏠린 결과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주에만 12조 원 넘게 순매수하며 이번 조정을 기회로 보고 주도주 매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폭락을 기업 이익 훼손이 아닌 이벤트성 충격으로 진단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시장 하락의 본질은 펀더멘털 악화가 아닌 위험 프리미엄 확대라며, 과거 사례를 볼 때 공포지수는 한 달 이내에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즉, 기업들이 돈을 못 벌어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전쟁 공포 때문에 과하게 빠졌다는 뜻이다.

이번 주 증시는 미 국방부의 지상군 작전 준비설과 부통령의 철수설이 엇갈리는 가운데 극심한 변동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4월 초 예정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를 분위기 반전의 키로 꼽고 있다.
실적이 견조하다면 시장의 시선이 다시 기업 가치로 돌아오며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 및 기업 분석 정보이며, 특정 기업의 비난 콘텐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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