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 사이의 전운이 짙어지며 국내 증시가 요동치자, 평범한 직장인 투자자들의 매매 패턴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밤사이 터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과 중동발 소식에 선제 대응하려는 이들이 늘면서, 아침 출근길과 퇴근 이후의 장외 거래가 정규 시장의 열기를 압도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중동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달 오전 프리마켓(08:00~08:50)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 2,79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1조 4,630억 원)과 비교해 4배 이상 불어난 수치다.
퇴근 시간대인 애프터마켓(15:40~20:00) 역시 거래대금이 4배 넘게 폭증하며, 정규장이 열리기 전후에 이미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장외 거래가 불을 뿜는 반면,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반까지의 정규장 거래는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2월 대비 약 2.2조 원가량 감소했다.
이는 시차 때문에 발생하는 미국발 폭탄 소식에 기민하게 대응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정규장까지 기다리지 않고 프리마켓에서 미리 포지션을 정리하거나 매수에 나서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미들이 장외 거래에 몰리는 또 다른 이유는 미국 반도체주와의 높은 동조화 현상 때문이다.
지난달 마이크론과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24거래일 중 17거래일(적중률 71%) 동안 등락 방향이 일치했다.
밤사이 마이크론의 종가를 확인한 투자자들이 아침 프리마켓에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향방을 미리 점치고 움직이는 것이 일종의 승리 공식처럼 굳어지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정규장보다 프리마켓이 그나마 변동성이 덜해 대응하기 쉽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수가 급락할 것 같은 날에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미리 주식을 정리하는 것이 장중 내내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호가창만 들여다보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이다.
전문가들 역시 주도주들이 미국 시장 상황에 실시간으로 연동되고 있어, 당분간 프리·애프터마켓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3일 코스피는 외국인이 12거래일 만에 8,145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전날보다 2.74% 급등한 5377.30으로 마감했다.
이란이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통항을 위한 규약 초안을 마련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소 완화된 덕분이다.
다만 현지시간 3일 미국 증시가 성금요일로 휴장하는 만큼, 주말 사이 터져 나올 추가 변수에 개미들의 시선은 벌써 다음 주 월요일 아침 프리마켓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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