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낯선 존재가 다가오면 한 걸음 물러서는 것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비슷합니다. 특히 길 위에서 매일을 살아가는 길고양이에게 적당한 거리 유지는 자신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생존 규칙입니다.
하지만 어떤 순간에는 다가가려 애쓰지 않고 그저 가만히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굳게 닫힌 마음이 스르륵 열리기도 합니다. 최근 일본의 한 공원 벤치에서 일어난 작은 만남이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 “네 자리를 침범하지 않을게”… 벤치 끝에 앉은 남성
어두운 밤, 일본 시마네현에 사는 가메오 요시히로 씨는 지친 하루를 마치고 잠시 쉬어가기 위해 공원 벤치로 향했습니다. 막 자리에 앉으려던 순간, 그는 벤치 한쪽 끝을 먼저 차지하고 있던 길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보통이라면 고양이를 쫓아내거나 귀엽다며 바로 손을 내밀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고양이를 놀라게 하지 않으려 벤치 반대쪽 끝에 조용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서로 건드리지 않고 각자의 시간을 보내자는 무언의 약속이었던 셈입니다.
그렇게 한 남성과 길고양이는 벤치 양 끝에서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조용한 밤공기를 맞이했습니다.
x_@kameo1995
◆ 15분의 기다림, 팔끝으로 전달된 온기
아무런 말도, 큰 움직임도 없이 고요한 시간이 흐른 지 약 15분에서 20분쯤 지났을 때였습니다. 반대쪽 끝에 가만히 앉아 있던 고양이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남성은 녀석이 어디론가 가버릴 거라 생각했지만, 고양이의 발걸음은 남성의 옆자리로 향했습니다. 이내 남성의 팔 끝에 따뜻한 털의 촉감이 느껴졌습니다. 고양이가 스스로 다가와 그의 팔에 몸을 뉘인 것입니다.
그는 억지로 손을 뻗어 만지려 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고양이가 정한 거리와 속도를 그대로 받아들이며, 녀석이 주는 온기를 가만히 느꼈습니다.
x_@kameo1995
◆ 억지로 다가서지 않을 때 시작되는 관계
다음 날에도 특별한 일은 이어졌습니다. 그가 다시 그 공원 벤치를 찾았을 때, 멀지 않은 곳에서 전날 만난 익숙한 고양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길고양이에게 필요했던 것은 자신을 쓰다듬어 줄 손길이나 간식보다, 자신의 경계심을 존중해 주고 침범하지 않는 ‘안전한 거리’였을지도 모릅니다.
상대의 마음을 얻으려고 과도하게 애쓰기보다 한 걸음 물러서서 가만히 기다려주는 것. 사람과 동물 사이뿐만 아니라 수많은 관계에서도 한 번쯤 생각해보게 만드는 행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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