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 이식을 받지 못하면 생명이 위태로운 시한부 남편에게 장기 기증 적합 판정을 받고도 공포증을 핑계로 이식을 거부한 아내의 사연이 알려지며 법적·윤리적 논쟁을 촉발했다.
부부간 부양 의무와 개인의 신체적 자기결정권이 충돌하는 가운데, 거부 사유였던 ‘선단공포증’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SBS ‘모닝와이드’의 ‘법과 썰’ 코너에 소개된 사례에 따르면, 슬하에 두 딸을 둔 한 가정의 남편이 희귀 간질환으로 “1년 이내에 간 이식을 받지 못하면 사망할 수 있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긴박한 상황에서 가족 간 장기 기증 적합도 검사가 진행됐고, 기적처럼 아내의 간 조직이 이식에 완벽히 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왔다.
그러나 생명의 끈을 잡았다고 믿었던 남편의 희망은 곧바로 무너졌다. 아내가 날카로운 물체에 극심한 불안을 느끼는 ‘선단공포증(첨단공포증)’ 때문에 수술대에 오를 수 없다며 간 이식을 거부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아내에게는 선단공포증이 전혀 없었으며, 수술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과 거부감을 감추기 위해 지어낸 핑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남편의 절망감은 배신감으로 번졌다. 아내는 남편 입원 후 병실을 지키며 간병을 도맡았으나, 진실을 알게 된 남편은 죽음의 공포 속에서 거친 폭언을 쏟아냈다. “간호가 다 무슨 소용이냐”, “거짓말까지 하며 나를 죽게 내버려 두느냐”는 분노가 이어졌고, 갈등은 양가 집안의 거센 다툼으로 번졌다.
법조계에서는 민법상 부부의 부양·협조 의무가 헌법상 권리인 ‘신체적 자기결정권’을 앞설 수는 없다고 본다. 장기 기증은 신체 일부를 절제하는 중대한 의료 행위이므로, 핑계나 거짓말이 개입되었더라도 이를 법적 의무로 강제할 수는 없다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공포증 주장이 거짓이었더라도 아내가 실질적인 간병을 지속했다면 ‘악의의 유기’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다만 거짓말로 인해 부부간 신뢰가 파탄에 이르렀다면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여지는 있다. 생사의 기로에서 벌어진 이 비극은 가족 간 의무와 자기결정권의 경계를 무겁게 되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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