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선 통했던 타격, ML에선 허상…이정후 최근 11G 타율 0.140 ‘충격의 이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풀타임 두 번째 시즌을 힘겹게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중계에서는 이정후의 체이스 비율(chase %)이 화면에 노출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체이스 비율이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투구에 배트가 나간 비율을 뜻하는데, 이정후는 지난해 22.5%에서 올해 31.4%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메이저리그 평균 체이스 비율이 30.5%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정후는 평균보다도 높은 비율로 유인구에 배트가 나가고 있는 셈입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볼에 대한 스윙이 약 1.5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볼에 배트가 나가는 비율이 높아지면 배럴(발사각과 타구속도가 이상적으로 결합된 타구)과 같은 양질의 타구가 나올 확률이 자연히 낮아지고, 이는 타율 하락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이정후의 체이스 비율 순위는 스탯캐스트 조사 대상 타자 244명 중 153위에 머물러 있는 상황입니다.
아라에즈·로페즈와 비교해보니 드러난 차이
흥미로운 점은 체이스 비율 순위만으로는 타율을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사실인데요. 이정후와 같은 정교한 유형의 타자들은 오히려 체이스 비율 순위가 하위권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내셔널리그 타율 1위인 필라델피아 필리스 루이스 아라에즈는 체이스 비율이 33.8%로 182위에 그치고, 마이애미 말린스 오토 로페즈 역시 31.2%로 150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럼에도 두 선수의 타율은 3할1푼 안팎으로, 0.279에 머물러 있는 이정후를 크게 앞서 있습니다. 이 차이를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스윗 스팟 발사각 비율입니다. 스탯캐스트는 발사각 8도에서 32도 사이를 스윗 스팟으로 정의하는데, 아라에즈는 이 비율이 39.3%인 반면 이정후는 36.4%에 그칩니다.
다만 뜬공 대비 땅볼 비율(GO/AO)을 보면 이정후가 1.01, 아라에즈가 0.70인 반면 로페즈는 1.13으로 오히려 더 높게 나타나, 땅볼 비율 하나만으로 타율 차이를 설명하기도 어렵습니다. 평균 타구속도 역시 이정후가 87.7마일, 아라에즈 86.3마일, 로페즈 89.0마일로 큰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아, 결국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6월 11일 이후 완전히 달라진 타격 성적
이정후의 부진은 시즌 중반을 기점으로 뚜렷하게 갈립니다. 올 시즌 커리어 하이인 1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6월 11일, 이정후는 234타수 79안타로 타율 0.338을 기록하며 시즌 정점을 찍었습니다. 당시 출루율은 0.372, 장타율 0.457, OPS는 0.829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9월 13일까지 75경기에서는 279타수 64안타로 타율이 0.229까지 떨어졌고, 출루율 0.279, 장타율 0.358, OPS 0.637에 그쳤습니다.
같은 선수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전반기와 후반기 성적이 극명하게 갈린 셈입니다. 특히 9월 들어서는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졌습니다. 9월 11경기에서 이정후는 43타수 6안타로 타율 0.140, 출루율 0.178, 장타율 0.186, OPS 0.364에 머물렀습니다. 지난 1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도 5타수 무안타에 그쳤는데, 이는 올 시즌 다섯 번째 5타수 무안타 경기였습니다.
작년보다 하락한 전체 지표
시즌 전체 지표를 놓고 봐도 이정후의 하락세는 뚜렷합니다. 지난해 15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6, 출루율 0.327, 장타율 0.407, OPS 0.735를 기록했던 이정후는 올해 타율 0.276, 출루율 0.318, 장타율 0.400, OPS 0.718을 기록하며 대부분의 지표에서 소폭 하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리그 평균 대비 공격력을 나타내는 OPS+ 역시 지난해 110에서 올해 103으로 낮아졌고,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를 뜻하는 bWAR도 지난해 1.7에서 올해 1.1로 감소했으며 시즌이 끝날 때까지 추가 하락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이정후는 KBO 시절 7시즌 연속 타율 3할을 넘기며 통산 타율 0.340을 기록한 정교한 타격의 대명사였습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벽은 예상보다 높았고, 두 번째 풀타임 시즌에서도 3할 타율은 여전히 넘기 힘든 목표로 남아 있습니다. 남은 경기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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