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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위에서 “찌르르”…13만명 울린 아기 벌새의 작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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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에 수십 번 날갯짓을 하며 꽃 사이를 넘나드는 벌새는 그 존재만으로도 신기함을 자아냅니다. 

그렇다면 아직 세상에 날개를 펼치지도 못한, 손가락 마디보다 작은 아기 벌새의 목소리는 과연 어떤 소리일까요?

브라질 상파울루주 프레지덴치 프루덴치에 사는 동물생리병리학 박사 루이스 펠리피 줄림(Luís Felipe Zulim) 씨의 손가락 위에서 시작된 작은 기록이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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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가락 위 깃털 뭉치가 건넨 인사

지난 3월의 어느 화요일 아침, 루이스 씨에게 아주 작은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갓 태어나 어미를 잃은 아기 벌새였습니다.

손바닥에 올리면 형체조차 아른거릴 만큼 작고 위태로웠던 녀석은 당장 하루를 넘길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한 상태였습니다.

루이스 씨는 주사기로 인공 네크타르와 음식을 조금씩 입에 넣어주며 하루하루 생명의 불씨를 살려냈습니다.

얼마 뒤 녀석의 몸에 깃털이 조금씩 돋아나기 시작할 무렵 촬영된 짧은 영상 하나가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루이스 씨의 검지 손가락에 앉아 숨을 쉬며 미세하고 다정한 소리로 “찌르르, 찌르르” 지저귀는 모습이었습니다.

13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이 영상에 누리꾼들은 “다음 식사 시간이 언제냐고 물어보는 것 같다”, “이렇게 작은 생명도 저마다의 목소리를 가졌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감탄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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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새가 ‘따뜻한 목욕’을 해야 했던 이유

구조된 벌새의 일상 중 사람들의 가장 큰 호기심을 자아낸 장면은 목욕 시간이었습니다. 미지근한 물이 담긴 작은 대야 속에서 얌전히 몸을 맡긴 채 목욕을 즐기는 영상은 22만 회 넘게 조회되었습니다.

“왜 야생 조류를 물로 씻겨야 하느냐”는 질문에 루이스 씨는 전문가다운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어미 새가 둥지에서 먹이를 줄 때와 달리, 주사기로 이유식을 먹이다 보니 끈적한 네크타르 성분이 아기 벌새의 몸에 묻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 이물질들이 그대로 굳어버리면 피부염을 유발하고 깃털이 자라는 것을 방해하게 됩니다.

야생동물 전문 수의사의 자문에 따라 루이스 씨는 매일 미지근한 물로 녀석의 몸을 조심스럽게 닦아주었고, 녀석 역시 매번 기분 좋게 목욕을 즐기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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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8일간의 돌봄, 그리고 작고 조용한 이별

구조된 지 98일째 되던 8월 18일 아침, 루이스 씨는 아쉬움과 애정이 담긴 소식을 전했습니다.

“벌새가 날아갔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바랐던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을지라도, 녀석은 마침내 날아올랐습니다.”

루이스 씨는 녀석이 완전히 회복해 푸른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지만 작은 몸으로 견뎌내기엔 삶의 문턱이 너무나 높았는지, 녀석은 처음 찾아왔던 그 화요일 아침처럼 아주 조용히 루이스 씨의 곁을 떠나 하늘나라로 날아갔습니다.

98일간의 간호는 끝이 났지만, 루이스 씨는 그 시간이 결코 슬픔으로만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녀석이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보낸 응원과 온기를 느끼고 있었을 것이라며, 함께한 98일은 인생에서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비록 녀석의 날갯짓은 멈췄지만,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기울인 정성과 그에 응답했던 작은 울림은 여전히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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