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인간관계에서 피로감을 느끼면 인연을 끊어버리는 이른바 ‘손절’과 ‘절연’이 하나의 사회적 대처법처럼 소비되고 있다.
친구나 직장 동료뿐 아니라 천륜으로 맺어진 부모·형제 등 가족마저 쉽게 단절하려는 풍조가 확산하는 추세다.
갈등을 조율하고 봉합하기보다 차단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는 인식이 퍼지면서다. 그러나 가족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뤄온 상담가들은 이러한 흐름에 경종을 울린다.

가족상담 전문가인 숭실사이버대학교 한국어교육학과 이호선 교수는 유튜브 채널 ‘하와이 대저택’에 출연해 가족 간의 쉬운 절연 결정을 돌아보게 만드는 메시지를 전했다.
“나만 참았다”는 착각
이 교수는 “가족을 절연한다는 사람들을 보면 독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단호하게 화두를 던졌다. 세상에 흠결 없는 완벽한 가족은 드물며, 누구나 못나고 서툰 가족의 모습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갈등 상황에서 흔히 빠지기 쉬운 ‘피해자 의식’을 경계했다.
그는 “제일 먼저 생각해 볼 것은 ‘나는 그렇게 똑똑하고 완벽한 가족이었는가’, ‘나만 일방적으로 참았는가’라는 질문”이라며 “오히려 가족 구성원들이 나를 참고 견뎌줬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성찰해 보아야 한다”고 짚었다. 내가 삶과 관계에 서툴렀듯 상대방 역시 서툴렀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가족을 뜯어고치겠다는 헛된 기대
갈등의 원인을 상대방에게 돌리며 상대를 개조하려는 태도 역시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가족 구성원을 내 입맛에 맞게 바꾸고 뜯어고치겠다는 기대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타인의 태도를 통제하려 들기보다 스스로의 태도를 가다듬는 것이 갈등 해결의 첫걸음이라는 취지다.
결국 곁에 남는 사람은 가족
아울러 위기 순간에 작동하는 가족의 사회안전망적 기능도 강조했다. 평소에는 부족하고 형편없어 보여 원망스럽고 심지어 벗어나고 싶었던 가족일지라도, 생사의 기로나 감당하기 힘든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 끝까지 곁에 남아 자리를 지키는 이는 결국 가족이라는 현실론이다.
이 교수는 “인생의 마지막 관문인 장례를 치러주는 사람 역시 결국 가족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혈연이 지닌 무게를 상기시켰다.
관계의 불편함을 이유로 극단적인 단절을 선택하기에 앞서, 서로의 서투름을 인정하고 최소한의 연대를 지켜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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