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여행 중 현지인과 인사할 때 갑자기 얼굴을 들이미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볼키스입니다. 프랑스어로는 비즈, 이탈리아어로는 바초라 불리는 이 인사법은 친밀감을 표현하는 유럽식 인사인데, 문제는 나라마다 횟수와 방향이 다 다르다는 겁니다.
실제로 2023년 베를린에서 열린 EU 외무장관회의에서 크로아티아 외무장관이 독일 여성 장관에게 불쑥 볼키스를 시도했다가 “품위 없는 결례”라는 비판을 받은 적도 있을 정도로, 이 인사법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프랑스, 지역마다 횟수가 다릅니다
프랑스의 비즈는 양볼을 번갈아 살짝 대며 입술로 쪽 소리를 내는 방식인데, 원칙적으로는 뺨이 직접 닿지 않아야 합니다. 기본은 양볼 한 번씩 총 2번인데, 남부로 내려갈수록 횟수가 늘어나서 3번, 심지어 4번까지 하는 지역도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실제로 이 지역별 횟수를 정리한 키스 지도가 화제가 될 만큼, 프랑스인들조차 헷갈려하는 문화입니다. 다만 여행자라면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바로 비즈를 시도하는 건 권장되지 않습니다. 친구나 지인 사이에서 쓰는 인사법이라, 숙소 호스트나 상점 직원에게는 그냥 봉주르 인사말이면 충분합니다.

스페인·이탈리아, 양볼 두 번씩 총 4번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양볼에 두 번씩, 총 4번 볼을 맞대는 게 기본입니다. 재밌는 건 시작하는 방향이 다르다는 점인데, 스페인은 오른쪽 볼부터, 이탈리아는 왼쪽 볼부터 시작합니다. 남유럽 국가들은 대체로 뺨이 실제로 닿아야 제대로 된 인사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어서, 프랑스식보다 훨씬 스킨십이 확실한 편입니다.

스위스, 3번이 기본입니다
스위스는 오른쪽, 왼쪽, 다시 오른쪽 순서로 총 3번 볼을 맞대는 게 일반적입니다. 스위스, 벨기에, 네덜란드, 세르비아, 러시아, 폴란드처럼 3번을 기본으로 하는 나라들도 꽤 있는데, 프랑스식 2번에 익숙한 사람이 스위스에서 2번만 하고 물러났다가는 상대가 어색하게 세 번째 볼을 들이미는 민망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여행자라면 이 정도만 알아두세요
볼키스는 결국 관계와 지역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는 인사법이라, 여행자가 억지로 따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대가 먼저 볼을 내밀면 자연스럽게 받아주는 정도면 충분하고, 처음 만나는 사이거나 비즈니스 관계라면 그냥 악수나 말 인사로도 전혀 무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설프게 횟수를 틀리는 것보다, 인사말 하나 제대로 건네는 게 더 안전한 선택입니다.
같은 유럽인데 볼 하나 맞대는 인사법이 이렇게 세분화돼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다음 유럽 여행에서 누군가 볼을 들이민다면, 당황하지 말고 그 나라 방식에 맞춰 자연스럽게 받아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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