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계의 거장 ‘이창동‘ 감독이 신작 ‘가능한 사랑‘으로 북미 대륙을 매료시켰다. 한국 감독 최초로 토론토국제영화제(TIFF)에서 ‘에버트 감독상‘을 거머쥐며 세계적 위상을 다시금 증명한 것이다.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서 '가능한 사랑' 팀 [넷플릭스·셔터스톡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9/CP-2025-0262/image-34b17c1a-c3c1-4a36-83f3-2fd92f2e9ea5.jpeg)
인간 상실의 시대, 스크린이 던지는 날카로운 통찰
넷플릭스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페어몬트 로열 요크 호텔에서 열린 TIFF ‘트리뷰트 어워즈’에서 이 감독은 영예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 시상식은 독창적 비전으로 영화사에 획기적 변화를 이끈 선구자에게 수여되는 자리로, 미국 최고 권위의 평론가 로저 에버트를 기리는 상이다. 시상자로는 ‘박하사탕‘(2000), ‘오아시스‘(2002)에 이어 이번 신작까지 호흡을 맞춘 페르소나 ‘설경구‘가 나서 의미를 더했다. 무대에 오른 이 감독은 “이 상을 앞으로도 타협 없이 영화를 만들라는 준엄한 격려로 받아들인다”는 묵직한 소감을 남겼다.
그는 “자아가 소거된 인공지능(AI)이 득세하고, 인간 스스로 정체성을 잃어가는 현시대에 영화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인 인간을 탐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14일 프린세스 오브 웨일즈 극장에서 북미 관객에게 첫선을 보인 ‘가능한 사랑‘ 역시 이러한 철학의 연장선에 있다. 노동의 가치가 퇴색된 시대적 병폐를 한국적 맥락을 넘어 보편적 인류의 문제로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계급의 충돌과 욕망의 민낯, 앙상블로 빚어낸 미학
작품은 부유한 자본가 남편 상우(‘조인성‘ 분)를 둔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 분)가 벼랑 끝에 몰린 해고 노동자 부부 호석(‘설경구‘ 분)과 그의 아내(‘전도연‘ 분)를 카메라에 담으며 전개된다.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두 계급이 얽히며 서로의 숨겨진 욕망과 서늘한 밑바닥을 마주하는 심리전이 압권이다.
23년 만의 재회, 거장의 현장을 바꾼 새로운 얼굴들
상영 직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배우들의 생생한 증언이 쏟아졌다. 해고 노동자 역을 맡은 ‘설경구‘는 “23년 전 과거의 치열했던 기억을 소환하려 애썼다”면서도 “과거의 엄숙했던 현장과 달리 이번에는 ‘조인성‘, ‘조여정‘이라는 새로운 에너지가 합류해 놀랍도록 유쾌하고 감격스러운 촬영이 완성됐다”며 반전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재벌 상우를 연기한 ‘조인성‘은 “정형화된 자본가의 틀을 깨고 싶었다. 정답을 정해두지 않고 감독님과 치열하게 교감하며 오히려 완벽한 연기적 자유를 만끽했다”고 회고했다. 감독의 분신과도 같은 예지 역의 ‘조여정‘은 “연출자의 시선을 대변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컸으나, 온전히 캐릭터로 숨 쉴 수 있게 판을 깔아준 환경 덕분에 한계를 넘을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버닝'(2018) 이후 8년의 침묵을 깬 이창동의 ‘가능한 사랑‘은 앞서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대상을 석권하며 일찌감치 마스터피스의 탄생을 알렸다. 전 세계 평단의 찬사를 등에 업은 이 작품은 오는 23일 국내 극장가에 정식 개봉하며,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안방극장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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