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낯선 타국 땅에서 나이팅게일의 꿈을 이룬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의 성공 신화 뒤에는 매일 차가운 새벽이슬을 맞으며 묵묵히 자리를 지킨 남편의 눈물겨운 헌신이 있었다.
전북 남원시청 소속 환경미화원 유영현 씨와 그의 아내 탁현진 씨의 이야기다. 이들의 감동적인 여정은 지난 2021년 탁 씨가 전북 최초의 결혼이주여성 출신 정규직 간호사로 남원의료원에 첫 출근을 하며 값진 결실을 맺었다.

지난 2006년 베트남 호찌민에서 건너온 탁 씨는 서툰 언어와 문화 차이로 막막한 나날을 보냈다.

그런 아내에게 새로운 인생의 길을 제안한 것은 남편 유 씨였다. 베트남에서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배움의 기회를 접어야 했던 아내의 가슴 아픈 속사정을 안타깝게 여겨 다시 공부를 시작해보라고 적극적으로 권유한 것이다.
어릴 적 아픈 동생을 돌보며 간호사를 꿈꿨던 탁 씨는 남편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2012년 고등학교 검정고시 과정을 거쳐 당당히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남편의 진정한 외조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빛을 발했다. 유 씨는 새벽부터 시작되는 고된 거리 청소 일을 마치고 녹초가 되어 돌아와서도 두 자녀의 육아와 집안 살림을 온전히 도맡아 처리했다.
특히 먼 통학 거리와 과중한 학업 부담으로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해 대학 기숙사 생활을 먼저 제안했다. 아내를 온전히 신뢰하며 기숙사로 보낸 뒤, 남편은 홀로 가정을 지키며 주말에만 집을 찾는 아내가 오직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하지만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한국인에게도 생소한 고난도 의학 용어와 전문 지식의 높은 벽에 부딪히며 간호사 국가고시에서 무려 5번이나 연이어 낙방하는 쓰라린 시련도 겪었다.
매번 불합격 통지를 받고 주저앉아 눈물 흘릴 때마다, 남편은 싫은 기색 하나 없이 따뜻하게 손을 맞잡으며 언제나 다음 도전이 있다며 용기를 북돋웠다.
결국 8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이어진 남편의 물심양면 지원 끝에 탁 씨는 2020년 2월, ‘5전 6기’의 기적 같은 합격증을 품에 안았다.
탁 씨는 “남편의 헌신적인 사랑과 전폭적인 희생이 없었다면 결코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라며 모든 공을 남편에게 돌렸다.
아내를 굳게 믿고 외로이 기숙사까지 보내며 묵묵히 뒷바라지했던 환경미화원 남편의 사연은 서로를 향한 존중과 사랑이 빚어낸 가장 눈부신 결말로 우리 사회에 잔잔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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