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숙한 글자는 편안하게 느껴지지만, 익숙하다고 해서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이어진 형식에 익숙해지면 생각도 그 틀을 벗어나기 어려워진다.
새로운 관점은 남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기준에 의문을 제기할 때 생긴다. 타이포그래퍼이자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 설립자인 안상수도 이런 과정을 거쳐 한글의 기존 틀을 새롭게 바라봤다.

1. 익숙한 틀부터 의심한다
한글은 네모난 공간 안에 가지런히 들어간 형태가 익숙했다. 안상수는 이 고정된 형식에서 벗어난 탈네모틀 글꼴을 개발해 한글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익숙한 형식을 깨는 과정에는 어려움이 따르지만, 전에 없던 결과를 만들려면 당연하게 여겨 온 기준부터 다시 살펴야 한다.
2. 남의 평가보다 자신의 눈을 기른다
남들과 다르게 보이려는 노력만으로 고유한 표현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같은 대상을 오래 관찰하면서 무엇에 끌리고 어느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 파악해야 한다.
유행하는 형태를 바로 따라 하기보다 여러 글자의 간격과 흐름을 비교하다 보면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시각적 기준도 점차 뚜렷해진다.
3. 다르게 보는 눈을 생활에서 단련한다
세상을 다르게 보는 능력은 특별한 순간에만 발휘되는 재능이 아니다. 매일 접하는 간판의 글자와 책의 문장 배열, 여백의 크기를 주의 깊게 살피는 과정에서 길러진다.
하나의 배치를 보면서 왜 편안하게 느껴지는지, 어느 부분이 답답한지 따져 보면 평범한 풍경에서도 새롭게 관찰할 대상을 찾을 수 있다.
4. 안전한 자리에서 날개를 접지 않는다
안상수가 강조한 날개 정신은 정해진 답에서 벗어날 용기를 뜻한다. 기존 틀 안에 머물면 실수는 줄일 수 있지만, 자신만의 방향을 찾기는 어렵다. 우선 작은 선택부터 바꿔 볼 수 있다.
늘 사용하던 방식 대신 다른 배열을 시도하고, 익숙한 답을 지운 뒤 처음부터 다시 살펴보는 것이다. 결과가 어색하더라도 달라진 점을 확인하면 실패한 시도에서 다음에 보완할 부분을 찾을 수 있다.
종이 위에 반듯한 네모 칸이 놓여 있다. 어떤 글자는 그 안에 머물고, 어떤 글자는 선을 넘어 바깥 여백까지 뻗어 나간다. 획을 지우고 다시 긋는 작업이 거듭되면서 전에는 보이지 않던 글자의 움직임이 서서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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