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 여행지 핫플 지도부터 잠시 내려놓아도 좋습니다. 돌담집에서 늦잠을 자고, 동네 오름 하나 걷고, 마을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 여행. 제주에서 촌캉스하기 좋은 동네 네 곳을 골랐습니다.
저지리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는 제주 서쪽에서도 바다와 떨어진 중산간 마을입니다. 협재처럼 관광객이 몰리지 않고, 돌담과 밭 사이에 오래된 주택과 작은 갤러리가 섞여 있습니다. 마을 중심에는 저지문화예술인마을과 제주현대미술관이 있습니다. 촌캉스라고 해서 하루 종일 숙소 마당만 바라볼 필요는 없습니다.
오전에는 미술관, 오후에는 저지오름을 걷는 일정이면 딱 맞습니다. 저지오름은 비고 100m, 둘레 약 1.5㎞로 40분 정도면 돌아볼 수 있습니다. 정상까지 죽을힘을 다해 오르는 산이 아니라 동네 뒷산을 산책하는 느낌입니다.
가시리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는 제주에서도 농촌 풍경이 진하게 남아 있는 중산간 마을입니다. 숙소 밖으로 나오면 밭담과 목장, 바람에 흔들리는 풀밭이 먼저 보입니다.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는 따라비오름입니다. 해발 342m 오름 안에 3개의 분화구와 6개의 봉우리가 들어 있습니다.
봄에는 녹산로 유채꽃이 유명하고 가을에는 오름 전체가 억새로 덮입니다. 왕복 1시간 안팎이라 오전에 다녀온 뒤에는 굳이 다른 관광지를 추가하지 않아도 됩니다. 숙소로 돌아와 고기나 구워 먹으면 그게 가시리 여행의 전부입니다. 제주에서 진짜 촌캉스를 원한다면 추천드립니다.
하례리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는 감귤밭과 숲, 하천이 한 동네 안에 들어 있습니다. 겨울에 방문하면 숙소 주변에서 귤을 수확하는 제주 농촌의 일상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마을 옆으로 흐르는 효돈천은 한라산 남쪽에서 바다까지 약 13㎞ 이어집니다.
주민 해설사와 함께 바위 계곡을 걷는 내창 트레킹도 운영되며, 체험 구간은 약 2㎞, 소요시간은 2시간 정도입니다. 사전 예약과 운영 여부 확인은 필요합니다. 평소에는 고살리숲길을 걷거나 작은 마을 점방에 들렀다가 숙소로 돌아오면 됩니다. 바다보다 숲과 감귤밭이 좋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제주도 여행지입니다.
신흥2리

남원읍 신흥2리는 약 500명의 주민이 감귤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작은 마을입니다. 마을 한가운데에는 수령 300년이 넘는 토종 동백나무 군락이 남아 있습니다. 2007년 주민들이 직접 제주동백마을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동백기름과 마을 체험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활동을 인정받아 2023년 유엔세계관광기구가 선정한 최우수 관광마을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동백기름을 활용한 음식과 화장품 만들기 같은 체험도 있지만 매일 상시 운영되는 것은 아닙니다. 체험이 목적이라면 반드시 먼저 예약해야 합니다. 이 마을의 진짜 좋은 시기는 겨울입니다. 동백꽃과 감귤이 동시에 색을 내기 시작해, 숙소 주변만 걸어도 제주의 계절이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제주 촌캉스는 관광지를 얼마나 적게 가느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루에 하나만 제대로 보고, 나머지 시간을 동네에서 보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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