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력의 결과가 늘 탈락으로 돌아올 때 사람들은 버티는 힘을 잃어버린다. 오랫동안 연극 무대와 작은 배역을 전전하며 배우의 길을 걸어온 유재명 역시 마찬가지였다.
거듭되는 오디션 탈락으로 깊은 자괴감을 느꼈고, 결국 모든 것을 정리한 채 고향으로 내려가려 했다. 포기를 결심했던 바로 그 순간, 그에게 한 줄기 기회처럼 새로운 역할이 찾아왔다.

한계에 다다랐을 때 찾아오는 깊은 자괴감
유재명은 오랫동안 수많은 오디션에 도전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매번 거절이었다. 무명 생활이 길어질수록 겪게 되는 실패의 경험은 한 사람의 자존감을 서서히 무너뜨린다.
그는 반복된 탈락 속에서 심한 자괴감을 느꼈다고 밝혔으며, 마침내 배우라는 직업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 속에서 포기를 고려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우리가 삶에서 거듭 실패를 겪을 때 느끼는 막막함과 도망치고 싶은 심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주어진 작은 자리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 태도
배우 생활을 정리하려던 무렵, 그에게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출연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처음에 주어진 역할은 2회, 4회, 6회, 8회에 겨우 한두 장면씩 잠깐 등장하고 빠지는 아주 작은 배역에 불과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잡은 기회치고는 보잘것없어 보일 수 있는 시작이었다. 그러나 그는 짧은 화면 속에서도 자신이 맡은 인물의 존재감을 묵묵히 채워 넣었다. 거창한 기회만을 기다리기보다, 당장 내 앞에 놓인 작고 보잘것없는 일부터 성실히 해내는 태도가 진짜 시작을 만드는 법이다.
스스로 증명하여 넓혀가는 삶의 영역
한두 장면으로 시작했던 그의 역할은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의 높은 평가를 받으며 변화하기 시작했다. 당초 잠깐 등장하기로 했던 배역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분량이 점차 늘어났고, 결국 마지막 18부까지 극을 이끄는 주요 인물 중 하나로 남게 되었다.
주어진 작은 자리를 완벽히 해냄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영역을 확정한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 유재명은 비로소 대중에게 이름과 얼굴을 널리 알리며 배우로서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세상은 종종 우리에게 성에 차지 않는 작은 기회를 던져주곤 한다. 하지만 유재명의 삶이 보여주듯, 판을 바꾸는 힘은 거대한 기회가 아니라 주어진 작은 역할을 대하는 태도에 있다. 내게 주어진 작은 무대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에 대한 답이 결국 나의 다음 자리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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