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인들과 대화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괜스레 마음이 가라앉고 개운치 않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특별히 다툰 것도 아니고 유쾌한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은데도 가슴 한구석이 허전해지는 까닭은 무심코 던진 자신의 말버릇에 있다.
중년에 접어들면 살아온 궤적이 쌓이면서 입에 익어버린 습관적 표현들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말은 타인에게 전달되는 동시에 나 자신에게 가장 먼저 들리는 법이다.
습관처럼 내뱉은 우울하고 부정적인 표현이 결국 스스로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셈이다. 내 안의 기운을 깎아먹는 대표적인 말버릇 세 가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나이를 핑계 삼는 습관적 탄식
가장 먼저 조심해야 할 것은 무언가 깜빡하거나 몸이 피곤할 때마다 ‘나이 먹으니까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을 습관처럼 붙이는 행동이다. 몸과 기억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지만, 매번 나이를 핑계 삼다 보면 스스로를 노쇠한 틀 안에 가두게 된다.
나이라는 한계를 스스로에게 지우면 마음은 한없이 움츠러들고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게 된다. 상기한 상황을 나이와 직접 연결 짓기보다 ‘요즘 몸이 피로해서 잠시 쉬어갈 때가 됐다’는 식으로 상황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언어의 전환이 필요하다.
세대를 가르는 ‘요즘 애들은’이라는 단정
다음으로는 젊은 세대를 바라보며 ‘요즘 애들은’으로 시작하는 비교의 말을 습관적으로 내뱉는 태도다. 세대 간의 살아온 환경이 다른 것은 당연한 이치임에도 타인을 쉽게 비판하고 규정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과 서서히 거리가 생긴다.
타인을 단정 짓는 말은 결국 ‘나는 현재의 흐름과 단절되었다’는 고립감으로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상대를 비교하고 통제하려 들기보다 서로의 차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때 마음의 무게도 한결 가벼워진다.
과거의 영광에 매이는 회상 화법
마지막으로 ‘예전엔 내가 이 정도는 거뜬했다’라며 과거의 화려함에 연연하는 회상 화법을 경계해야 한다. 지나온 시간을 추억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지나치게 옛일에 집착하면 지금을 살아가는 현재의 모습이 상대적으로 초라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과거로 자꾸 시선을 돌리는 행위는 현실을 부정하는 감정과 밀접하게 이어져 있다. 이미 지나간 시절을 자꾸 끌어오기보다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하나씩 찾아 나서는 것이 훨씬 지혜로운 방식이다.
정갈한 언어로 가꾸는 일상의 풍요
입에 밴 언어 습관을 단번에 바꾸기는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내가 어떤 단어를 자주 내뱉는지 스스로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
나이를 핑계로 삼지 않고, 타인과 함부로 비교하지 않으며, 지나간 과거에 머물지 않는 정갈한 말을 선택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건네는 따뜻하고 유연한 말 한마디가 앞으로의 일상을 한층 더 풍요롭고 품격 있게 가꿔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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