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수록 사람 보는 눈이 깊어져 위험한 관계는 자연스럽게 피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곤 한다. 하지만 정이나 예의라는 이름으로 타인에게 얽매여 나를 소모하는 일은 여전히 반복된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의 시선이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나를 해치는 악의는 멀리 있지 않으며, 나를 지속해서 불편하게 만드는 관계는 그 즉시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는 타인의 착취
상대의 무례함이나 이기심을 단순한 서투름으로 포장해 주는 일이 잦아지면, 관계의 균형은 순식간에 깨진다. 타인을 도구처럼 대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착취하는 성향은 거창한 범죄의 순간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나의 호의를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이고 사소한 경계를 끊임없이 침범하는 행동이 그 출발점이다. 선을 넘는 신호를 감지했을 때 이를 너그럽게 참아주는 것은 호의가 아니라 나를 위험에 노출하는 일이다.
불편함을 알리는 내 안의 직감
관계에서 느껴지는 이유 없는 피로감이나 찜찜함은 내 심리가 보내는 가장 직관적인 경고음이다. 오랜 인연이나 평판을 신경 쓰느라 상대의 의도를 의심하기보다 자신의 예민함을 탓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나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출발점은 내 직감을 온전히 신뢰하는 것이다.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상황 앞에서 긴 해명을 늘어놓거나 상대를 설득하려 애쓸 필요 없이, 단호하게 뒤돌아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를 지키는 명확한 경계선
관계에서 거리를 두는 단호함은 상대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내 정서적 안녕과 평온을 희생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무례함과 착취적 태도를 가려내는 분명한 경계선을 세우고, 위험한 관계에서 즉시 한 걸음 물러서는 태도는 결코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마땅한 책임이다.
세상의 모든 관계를 내가 원하는 대로 통제하거나 바꿀 수는 없다. 누군가는 여전히 이기적인 목적으로 선을 넘으려 들거나 나를 소모시키려 할 것이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위험한 신호를 알아채고 망설임 없이 돌아설 수 있는 나 자신의 기준이다. 타인을 배려하느라 스스로를 무너뜨리지 않는 태도야말로 수많은 군상 속에서 내 삶을 지켜내는 가장 강한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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