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가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으면 모든 자식이 눈물을 흘릴 것 같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겉으로 울지 않는다고 사랑이 없는 것도 아니고 충격이 너무 커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부모가 아픈 순간에도 마음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 관계에는 오랜 세월 쌓인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부모와 자식의 거리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평범했던 하루하루 속에서 조금씩 만들어지기도 한다.

1. 어릴 때부터 감정을 인정받지 못한 자식
아이가 울면 “그 정도 가지고 왜 울어”, 힘들다고 하면 “너보다 힘든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 경우가 있다. 부모는 강하게 키우려는 마음이었을 수도 있지만 자식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법부터 배울 수 있다.
그렇게 수십 년을 살아온 사람에게 부모가 아프다고 갑자기 감정을 표현하라고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감정을 드러내는 방법 자체가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2. 부모에게 잘해도 인정받지 못했던 자식
시험에서 90점을 받으면 왜 100점이 아니냐고 했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도 누구네 자식과 비교했다. 성인이 된 뒤 용돈을 드리고 병원에 모시고 다녀도 다른 형제와 비교하며 서운함부터 이야기한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자식은 어느 순간 부모에게 인정받으려는 노력을 포기한다. 부모에게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해도 부족하다는 관계에 지쳐 마음의 거리를 만든 것이다.

3. 부모의 사랑보다 통제를 더 많이 기억하는 자식
친구와 대학, 직장과 결혼까지 부모가 정하려 했던 집도 있다. 부모에게는 자식을 잘되게 만들기 위한 간섭이었지만 자식에게는 자신의 인생을 인정받지 못했던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특히 성인이 된 뒤에도 돈이나 효도를 이유로 선택을 통제하려 하면 관계는 더욱 멀어진다. 사랑은 가까이 붙잡는 것만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때로는 자식의 선택을 믿고 놓아주는 것도 사랑이다.

4. 너무 오래 상처받아 이미 마음속에서 부모와 멀어진 자식
가장 무서운 것은 싸우는 자식이 아니라 아무 기대도 하지 않는 자식일 수 있다. 부모의 막말과 비교, 편애가 반복될 때 처음에는 화를 내고 따지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연락이 와도 필요한 이야기만 하고 명절에도 의무적으로 얼굴만 비춘다. 부모가 쓰러졌다는 연락에도 해야 할 일은 하지만 감정이 크게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순간 갑자기 차가워진 것이 아니다. 울고 싶었던 어린 시절과 서운했던 수많은 순간을 지나면서 이미 마음속에서 너무 오래 울어버린 것일 수도 있다.

물론 부모가 아플 때 울지 않는 모습만으로 불효나 사랑의 크기를 판단할 수는 없다. 사람마다 충격을 받아들이고 슬픔을 표현하는 방식은 다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눈물 자체보다 평소 부모와 자식 사이에 어떤 감정이 오가고 있었느냐다.
노년에 자식의 눈물을 바라기보다 지금 자식의 마음을 먼저 들어주는 것, 어쩌면 부모와 자식 사이에 가장 늦기 전에 해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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