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3일에 개봉한 허진호 감독의 영화 암살자들을 보고 왔어요. 그런데 영화를 보기 전 네이버 평점을 한번 살펴봤더니 분위기가 정말 심상치 않더라고요.

평균 점수만 보면 실관람 평점은 꽤 높은 편인데, 정작 상세 페이지를 들여다보면 10점 만점과 1점이 쏟아지는 극단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었거든요. 마치 누군가 평점 전쟁이라도 벌이는 것처럼요.
10점과 1점, 그 간극의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영화가 재미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혹평을 남긴 관객들은 역사적 사건을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해석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너무 강하게 밀어붙인다는 점을 지적하더라고요.
“힘만 잔뜩 들어가고 엉성하다”는 연출에 대한 아쉬움도 많았고요. 반대로 호평하는 분들은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이 꽤 긴장감 있었다며, 영화를 본 뒤 실제 사건에 대해 다시금 찾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고 평가하더군요.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조현나 평론가는 신념 있는 질문이라며 긍정적으로 보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평단과 관객의 온도 차가 꽤 느껴지는 작품이었죠.
1974년 그날, 우리가 몰랐던 혹은 외면했던 이야기
영화의 시작점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이에요. 모두가 알고 있듯이 박정희 대통령 저격 사건이 발생했고, 육영수 여사가 서거했던 비극적인 날이죠.
범인인 문세광이 현장에서 체포되고 사형이 집행된 것까지는 명확한 역사적 사실이에요. 하지만 영화 암살자들은 바로 여기서부터 의문을 던져요.
당시 울린 총성과 탄환의 개수가 맞지 않는다는 점, 즉 ‘또 다른 누군가’의 존재 가능성을 가정하죠.
역사 미스터리인가, 역사 왜곡인가
관객들이 화가 난 지점은 여기인 것 같아요. 실제 문세광이 범인이라는 사실 자체를 흐리는 건 아니지만, 그를 누군가에게 이용당한 인물로 묘사하고 나아가 ‘자작극’ 가능성까지 끌어들이는 대목이죠.
일부 관객은 이를 흥미로운 역사 미스터리로 받아들이지만, 또 다른 쪽에서는 실제 역사의 성격을 너무 크게 바꿨다며 역사 왜곡이라며 비판하더라고요.
허진호 감독은 과거 2016년 영화 덕혜옹주 때도 비슷한 논란을 겪은 적이 있었는데요.
감독 본인은 사건의 결론보다는 그 시대를 살아간 인물들의 시선에 더 집중했다고 설명했지만, 관객이 받아들이는 무게감은 감독의 의도와 다를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결국 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어디까지 허구로 채울 수 있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 같아요. 재미로만 보기엔 소재가 너무 무겁고, 그렇다고 다큐멘터리처럼 보기엔 영화적 상상력이 너무 많이 가미되어 있으니까요.
평점이 이렇게 갈리는 걸 보니, 우리 사회가 역사적 민감한 이슈를 영화로 받아들이는 방식이 참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평가를 하든 영화를 보고 나서 스스로 다시 한번 그날의 사건을 찾아보고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면, 감독이 의도한 절반의 목적은 달성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여러분은 이 영화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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