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을 보러 간다고 꼭 산 정상까지 올라야 할까요? 붉은 잎을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오히려 나무 아래를 걷는 편이 좋습니다. 차 없는 도심 숲길부터 노란 은행나무길까지, 걷는 거리와 풍경이 서로 다른 가을 단풍 산책로 다섯 곳을 골랐습니다.
어디로 갈까요?
짧은 도심 산책|서울 남산 북측순환로
노란 은행나무길|아산 곡교천
숲과 사찰|보은 속리산 세조길
오래된 강변 숲|담양 관방제림
붉은 단풍터널|정읍 내장산
서울 남산 북측순환로

남산에 간다고 남산타워까지 올라갈 필요는 없습니다. 북측순환로는 남산케이블카 쪽 입구에서 국립극장 앞까지 이어지는 약 3.5km 길입니다. 차량이 다니지 않아 단풍 든 나무 아래를 걷는 데 집중하기 좋죠. 길을 짧게 걷고 싶다면 중간에서 돌아와도 됩니다. 도심에서 출발해 숲길로 들어간다는 점이 이 코스의 장점입니다. 주말에는 사람이 많으니 사진보다 산책이 목적이라면 오전 방문이 낫겠습니다.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

빨간 단풍보다 노란 가을이 좋다면 아산으로 가보세요. 충무교에서 현충사 입구 방향으로 이어지는 약 2.2km 길에 은행나무 350여 그루가 심어져 있습니다. 나무가 한꺼번에 물들 때는 길 자체가 노란색으로 보입니다. 곡교천을 따라 걷다가 현충사까지 일정을 이어갈 수도 있죠.
다만 은행나무는 붉은 단풍나무와 색이 오르는 시기가 같지 않습니다. 가을 단풍 산책로를 고를 때 방문 직전 사진으로 노란빛이 얼마나 들었는지 확인해보세요.
보은 속리산 세조길

속리산이라는 이름에 등산부터 떠올랐다면 세조길은 조금 다릅니다. 법주사 일주문에서 세심정까지 이어지는 2.4km 숲길로, 나무 사이를 걸으며 단풍을 볼 수 있습니다. 법주사에 들러 팔상전과 쌍사자 석등까지 함께 보면 산책에 볼거리도 붙습니다.
다만 한쪽으로 끝까지 걸은 뒤 출발점으로 돌아와야 한다면 되돌아올 거리도 계산해야 합니다. 걷는 데 익숙하지 않은 가족과 간다면 세심정까지 완주할 생각보다 법주사를 중심으로 구간을 정해도 좋습니다.
담양 관방제림

담양천 옆 관방제림에는 약 1.2km에 걸쳐 푸조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같은 오래된 나무가 이어집니다. 300년 넘은 나무도 있어, 반듯하게 심은 가로수길과는 모습이 다릅니다.
이 숲은 제방을 보호하려고 조성됐고 지금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습니다. 길이 평탄해 강을 보며 걷기 좋고, 근처 국수거리에서 식사까지 이어가기 편합니다. 꽃밭처럼 한눈에 보는 장소보다 걸을수록 나무의 크기가 눈에 들어오는 가을 단풍 산책로입니다.
정읍 내장산 단풍터널

붉은 단풍을 목표로 한다면 내장산이죠. 매표소에서 우화정을 지나 탐방안내소로 가는 길에는 연못에 비친 단풍과 길이 차례로 나옵니다. 이 구간은 약 2.5km이며, 왕복과 관람에 3~4시간 정도를 잡습니다. 사진만 보고 평지 공원 한 바퀴를 예상했다면 생각보다 오래 걷게 되는 셈이죠. 가을 성수기에는 경내 차량 진입이 통제될 수 있으니 주차 위치와 이동 방법도 출발 전에 확인하세요.
단풍은 꼭 절정인 날에만 볼 만한 건 아니더라고요. 아직 신록이 남은 나무도, 먼저 잎을 떨군 나무도 함께 있어서 걷는 동안 고개를 들게 됩니다. 올가을엔 가까운 가을 단풍 산책로를 하나 정해, 그 길의 색이 달라지는 날 다시 걸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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