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90분, 일본은 120분에 승부차기까지…” 겨우 올라온 日, 금메달 앞에서 또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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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결승 상대가 정해졌습니다.
또 일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대 이름만큼 눈에 들어오는 숫자가 있어요.
한국은 준결승을 90분 안에 끝냈고,
일본은 120분을 뛰고도 승부를 끝내지 못했습니다.
승부차기에서도 다섯 명씩 차고 끝난 게 아닙니다.
열 번째 키커까지 나왔어요.
일본은 우즈베키스탄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9-8로 이겼습니다.
탈락 직전까지 몰렸다가 살아났고, 이제 한국과 금메달을 놓고 맞붙습니다.
“일본이 그렇게 오래 뛰었으면 한국에 좋은 거 아니야?”
분명 반가운 조건입니다.
그런데 이 경기에는 일본이 얼마나 힘을 썼는지뿐 아니라, 어떻게 끝까지 살아남았는지도 들어 있습니다.
결승을 보기 전에 두 가지를 같이 봐야 할 것 같아요.
선발을 전부 바꿨는데…일본이 먼저 골을 맞았습니다.
일본은 우즈베키스탄전에 상당히 큰 변화를 줬습니다.
북한과의 8강전에 나왔던 선발 11명을 모두 바꿨어요.
몇 자리 조정한 수준이 아니라 출발하는 선수들이 전부 달라진 겁니다.
그런데 시작부터 원하는 흐름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이 왼쪽 측면을 뚫고 낮은 크로스를 보냈고,
바흐로모프가 오른발로 마무리했습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그전까지 한 골도 내주지 않았습니다.
조별리그를 무실점으로 통과했고, 북한과의 8강전도 1-0으로 이겼죠.
그 무실점 흐름이 준결승 초반에 끊겼습니다.
홈에서 결승 갈 줄 알았는데, 전반에는 공격도 막혔습니다.
선제골을 맞은 뒤 바로 반격하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텐데,
일본은 전반에 공격을 쉽게 풀지 못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이 수비를 갖춘 뒤 공을 빼앗으면 빠르게 공격으로 나갔어요.
일본은 상대 골문을 위협할 장면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전반 유효슈팅도 없었습니다.
일본이 개최국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 의외인 흐름이었죠.
홈 관중 앞에서 앞서가는 경기를 기대했을 텐데, 오히려 먼저 실점하고 쫓아가야 했으니까요.
한국의 결승 상대가 우즈베키스탄으로 정해져도 이상하지 않은 전반이었습니다.
일본은 교체 카드를 꺼냈고, 우즈베키스탄은 버텼습니다.
후반에는 일본도 달라졌습니다.
요코야마 유메키가 들어오면서 측면 공격에 움직임을 더했고,
일본은 계속해서 공격 자원을 투입했습니다.
돌파하고, 슈팅하고, 문전으로 공을 넣었습니다.
그런데 기회를 만드는 것과 골을 넣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어요.
후반 막판 일본의 헤더가 골문으로 향했을 때도 우즈베키스탄 수비수가 골라인 앞에서 걷어냈습니다.
일본으로서는 거의 잡았던 동점 기회가 사라진 장면이었죠.
후반 43분…일본을 살린 건 크로스 한 번이었습니다.
정규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고스기 게이타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이시바시 세나가 머리로 연결했습니다.
이번에는 들어갔습니다.
후반 43분, 1-1.
일본은 결승에 간 것이 아니라, 먼저 탈락을 피했습니다.
여기서 한 골이 나오지 않았다면 한국의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이 될 수 있었죠.
한국 입장에서는 이 동점골을 그냥 넘길 수 없습니다.
일본이 답답한 흐름에서도 측면을 계속 공략했고, 마지막에 문전 헤더로 골을 만들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결승에서도 크로스를 올리는 선수와 골문 앞으로 들어가는 선수를 함께 봐야 하니까요.
연장전에서 골대까지 맞혔는데…그래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동점골로 분위기를 바꾼 일본은 연장전에서 경기를 끝내려 했습니다.
오제키 유토의 슈팅이 골대를 때렸습니다.
일본은 골에 가까이 갔지만, 다시 앞서지는 못했어요.
우즈베키스탄도 완전히 공격을 접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역습으로 일본 골문을 노렸고, 일본 역시 마지막까지 긴장을 풀 수 없었습니다.
90분이 120분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런데도 점수는 그대로 1-1이었습니다.
양 팀 모두 결승을 앞둔 회복 시간을 생각할 여유 없이, 눈앞의 한 경기를 통과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승부차기 4-4…여기서부터는 한 번의 실수가 끝이었습니다.
승부차기도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의 두 번째 키커가 실패하면서 일본이 앞서갈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일본도 네 번째 키커가 넣지 못했습니다.
다섯 명씩 찬 뒤 4-4.
이제 한 팀이 성공하고 다른 팀이 실패하면 그대로 끝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계속 들어갔습니다.
여섯 번째, 일곱 번째, 여덟 번째를 지나 아홉 번째 키커까지 성공을 주고받았어요.
긴 연장전을 치른 뒤에도 결승행을 결정할 마지막 한 번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열 번째 키커까지 나왔다…일본이 살아남은 마지막 순간
열 번째 차례에 일본의 고스기가 성공했습니다.
이어서 우즈베키스탄의 킥이 크로스바에 맞았습니다.
그제야 경기가 끝났습니다.
승부차기 9-8, 일본의 결승 진출이었습니다.
동점 크로스를 올렸던 고스기는 승부차기에서도 중요한 킥을 성공시켰습니다.
일본의 결승행 과정에서 빼놓기 어려운 선수예요.
이 경기를 보고 “일본이 겨우 올라왔다”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동시에 탈락 직전 골을 넣고, 긴 승부차기에서도 끝내 버틴 팀이라는 점도 남습니다.
한국은 네 경기, 일본은 다섯 경기…차이는 분명 있습니다.
결승까지 치른 경기 수부터 다릅니다.
한국은 조별리그 두 경기, 8강과 준결승까지 총 네 경기를 뛰었습니다. 연장전은 없었어요.
일본은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렀고, 북한과의 8강전에 이어 우즈베키스탄과 준결승까지 다섯 경기를 소화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연장 30분까지 더 뛰었죠.
한국이 회복에 유리한 조건이라는 해석은 가능합니다.
다만 일본 선수 모두가 다섯 경기 내내 풀타임으로 뛴 것은 아닙니다.
준결승에서 선발을 전부 바꿨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해요.
그래서 “일본은 지쳤으니 무조건 이긴다”까지 가면 너무 빠릅니다.
한국이 후반에도 움직임을 유지하며 상대를 계속 뛰게 만들어야, 이 조건이 진짜 이점이 될 수 있겠죠.
일본도 한국도, 마지막에는 머리로 살아났습니다.
한국 역시 중국전이 편했던 것은 아닙니다.
먼저 골을 내줬고, 이영준의 헤더로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배준호가 헤더로 역전골을 넣었어요.
두 골을 만든 공은 엄지성에게서 나왔습니다.
코너킥과 측면 크로스가 득점으로 연결됐죠.
일본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크로스에 이은 헤더로 살아났습니다.
결승에서는 양 팀 모두 측면 공격과 문전 경합을 신경 써야 합니다.
한국이 중국전처럼 좋은 공을 공급하고 마무리하면서,
반대편에서는 일본의 같은 공격을 막아야 하는 거예요.
단순히 체력만 비교할 경기는 아닙니다.
앞선 결승 두 번은 한국이 이겼는데, 이번에는 일본 안방입니다.
2018년 결승에서도 일본을 만났습니다.
한국이 2-1로 이겼고, 이승우와 황희찬이 골을 넣었습니다.
항저우 결승도 일본이었습니다.
그때 역시 한국이 2-1로 이겼고, 정우영과 조영욱이 득점했습니다.
이번이 세 대회 연속 결승 한일전입니다.
같은 상대를 연속으로 꺾은 기억은 반갑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본에서 열리는 결승이에요.
한국은 4연패를 완성하려 하고, 일본은 홈에서 앞선 두 번의 결승 패배를 끊으려 합니다.
경기 초반 누가 먼저 자기 흐름을 잡느냐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도쿄에서 결승골 넣었던 이민성, 29년 뒤에는 감독으로 만납니다.
이민성 감독에게도 특별한 결승입니다.
1997년 도쿄 한일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던 선수가, 29년 뒤에는 감독으로 일본에서 우승을 노립니다.
다만 이 감독은 중국전 뒤 한일전 가능성에 대해 상대보다 대표팀의 목표를 강조했습니다.
어느 팀이 올라오든 목표를 이루기 위해 경기하겠다는 취지였어요.
지금 한국에 필요한 태도도 여기에 가까워 보입니다.
일본이 오래 뛰었다는 사실은 좋은 조건입니다.
앞선 결승에서 두 번 이겼다는 기록도 자신감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는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10월 3일 오후 7시 30분, 도요타 스타디움.
일본은 120분과 승부차기를 버티고 올라왔습니다.
한국은 그 팀을 상대로 한 번 더 이겨야 합니다.
세 번째 결승 한일전이 끝났을 때, 한국 선수들이 네 번째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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