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 시간에 누군가에게 들은 섭섭한 한마디나 뜻대로 풀리지 않은 일 때문에 온종일 마음이 얹힌 듯 답답할 때가 있다.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멍하니 앉아 있어도 머릿속에서는 아까의 상황이 되풀이되어 재생된다.
속에서 불쑥 울컥함이 치밀어 오르고 가슴이 답답해져 잠자리까지 그 불쾌한 감정이 따라오기도 한다. 화를 억누르려고 애써 참으려 할수록 마음의 불씨는 오히려 더 선명해진다.
낮 동안 쌓인 감정의 응어리는 억지로 잊으려 강요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화를 참아내는 노력이 아니라, 저녁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흘려보내느냐에 달려 있다.
긴장된 몸과 마음 이완하기
하루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가장 첫 번째 단계는 몸의 긴장을 이완하는 일이다. 화가 치밀면 사람의 몸은 자기도 모르게 단단하게 굳어버린다. 어깨가 위로 올라가고 턱에 힘이 들어가며 숨길이 얕아진다.
이럴 때는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10분간 목과 어깨, 허리를 천천히 비틀어 주는 것이 좋다. 굳어있던 근육이 풀리면 얕았던 숨이 점차 깊어지며 마음에도 작은 여유가 생긴다.
감정의 찌꺼기 씻어내기
이어서 미지근한 물로 씻어 내는 샤워는 체온을 천천히 내리며 신경을 안정시킨다. 너무 뜨거운 물은 오히려 몸을 각성시켜 흥분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줄기가 어깨에 닿는 감각에 집중하며 감정의 때를 씻어 내는 편이 훨씬 이롭다.
조용한 밤 마음 토닥이기
몸을 가볍게 풀었다면 이제 감각의 자극을 줄여줄 차례다. 거실이나 방의 환한 조명은 뇌를 지속적인 활동 상태로 묶어둔다. 저녁에는 집 안의 불빛을 한 단계 낮추고 잔잔한 음악이나 빗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를 틀어 두는 것이 좋다.
어두워진 공간에서 부드러운 음율을 들으면 복잡했던 머릿속 생각들이 서서히 힘을 잃는다. 잠들기 직전에는 노트에 오늘 감사했던 일 세 가지를 적어 본다. 거창한 행복일 필요는 없다.
점심에 먹은 국물이 맛있었다거나 길가의 꽃이 이뻤다는 한 줄이면 충분하다. 안 좋았던 단 하나의 사건 때문에 하루 전체를 망쳤다는 오해에서 벗어나게 된다.
오늘 하루도 참 애쓰며 견뎌냈다. 낮 동안 나를 흔들었던 수많은 말과 상황에 일일이 휘둘릴 필요는 없다. 저녁 시간에 미지근한 물로 씻고 조명을 낮춘 뒤 차분히 감사한 일을 적어보는 루틴은 내 마음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울타리가 된다. 스스로를 따뜻하게 다독이는 이 짧은 시간만으로도 하루 동안 쌓인 분노는 봄눈 녹듯 자연스럽게 가라앉는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