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탁이나 거실에서 가까운 사람과 대화하다 느닷없이 화가 솟구치는 순간이 있다. 내 마음을 몰라주는 상대의 말 한마디에 참았던 감정이 확 터져 나오며 매서운 소리가 입 밖으로 튀어나가려 한다.
그 순간을 제어하지 못해 쏘아붙이고 나면 늘 뒤돌아서서 깊은 후회가 밀려온다. 감정이 앞서면 정작 풀어야 할 본래의 문제는 사라지고 날카로운 상처만 남게 된다. 화가 나는 상황보다 그 감정을 터뜨리는 속도가 관계를 해치는 진짜 이유다.
몸의 열을 식히고 숨을 가다듬다
감정이 솟구치면 심장이 빠르게 뛰고 몸 전체에 뜨거운 열감이 올라온다. 이때 이성적인 생각만으로 마음을 다잡으려 하면 온몸의 신경이 이미 흥분해 있어 통제하기 어렵다. 이럴 때는 신체적인 감각을 먼저 돌려주는 행동이 효과적이다.
곧바로 주방이나 욕실로 이동해 손목 안쪽에 찬물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약 30초 동안 찬물의 촉감을 느끼며 서 있으면 가빠진 심장이 점차 안정을 찾는다. 여기에 더해 코로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천천히 내쉬는 심호흡을 세 번 되풀이하면 가슴의 긴장이 가라앉는다.
자리를 바꾸고 천천히 숫자를 세다
또한 감정이 격해진 그 자리를 잠깐이라도 벗어나는 결단이 필요하다. 분노가 일어난 공간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 상대의 눈빛이나 표정 때문에 감정이 한층 더 증폭된다. 베란다나 화장실로 자리를 옮겨 시선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감정의 고리가 자연스럽게 끊어진다.
자리를 옮긴 뒤 속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천천히 숫자를 세어 본다. 숫자에 집중하는 그 짧은 몇 초 동안 격앙되었던 감정의 수위가 한 단계 낮아진다. 마음이 다소 차분해진 후에 돌아오면 아까와는 전혀 다른 정돈된 언어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5분의 여유가 지키는 소중한 관계
화를 무작정 참거나 억누르라는 뜻이 아니다. 분노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감정이 거친 말이 되어 상대를 찌르기 전에 5분이라는 여유를 두자는 의미다.
딱 5분의 시간을 벌면 상대의 가슴을 후벼 파는 모난 말 대신 내 진심을 차분하게 전하는 지혜가 생긴다. 말의 순서와 속도를 조절하는 작은 시도가 소중한 이들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단단한 울타리가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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