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친정 다녀온다며 매달 같은 날 나가길래..” 따라가 봤다가 뜻밖의 장소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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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몇 달 전부터 매달 둘째 주 수요일이면 집을 나섰습니다. “엄마한테 다녀올게.” 늘 같은 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별생각이 없었지만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친정에 다녀온 날이면 아내는 유난히 말수가 적었고 저녁도 먹지 않은 채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장모님에게 전화했다가 이상한 말을 들었습니다
그날도 아내가 친정에 간다며 집을 나선 뒤였습니다. 장모님께 안부라도 물을 겸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장모님이 뜻밖의 말을 했습니다. “얘가 요즘 바쁜가 봐. 얼굴 본 지 두 달은 된 것 같은데.”
순간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매달 친정에 간다던 아내는 대체 어디를 갔던 걸까요. 나쁜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달 둘째 주 수요일, 저는 아내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를 따라나섰습니다.

2. 아내가 내린 곳은 낯선 병원이었습니다
아내는 버스를 두 번 갈아탄 뒤 한 대학병원 앞에서 내렸습니다. 순간 심장이 내려앉았습니다. 혹시 나 몰래 큰 병을 치료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진료실이 아니라 병원 지하에 있는 작은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잠시 뒤 아내가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이 담긴 쟁반을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환자 보호자들과 혼자 병원에 온 노인들에게 식사를 건네고 있었습니다. 저는 한참 동안 멀리 서서 그 모습을 바라봤습니다.

3. 아내가 그곳에 다니기 시작한 이유는 3년 전 일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뒤 결국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처음에는 당황하던 아내가 한참 뒤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3년 전 장인이 암으로 입원했을 때였습니다. 제가 회사 일 때문에 자주 가지 못했던 동안 아내는 몇 달을 병원에서 혼자 버텼습니다.
그때 이름도 모르는 봉사자 한 분이 매주 따뜻한 밥을 챙겨줬다고 했습니다. 아내는 그 밥 한 끼가 너무 고마워 언젠가 자신도 똑같이 갚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자식들이 독립하고 시간이 생긴 뒤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병원 봉사를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4. 그런데 왜 나에게 거짓말했냐고 물었습니다
아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습니다. “당신한테 이야기하면 또 좋은 일 한다고 여기저기 말할 것 같아서. 그냥 아무도 모르게 하고 싶었어.”
그 말을 듣는 순간 부끄러워졌습니다. 몇 주 동안 저는 아내가 무언가를 숨긴다고 의심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숨기고 있던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남에게 받은 고마움을 돌려주는 마음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아내에게 저는 처음으로 물었습니다. “다음 달에는 나도 같이 가면 안 될까?” 아내는 한참 저를 바라보다 웃었습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우리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평소와 조금만 달라도 이유를 묻기 전에 의심부터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십 년 함께 산 배우자에게도 내가 모르는 기억과 마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날 제가 따라가서 알게 된 것은 아내의 비밀이 아니었습니다. 30년을 함께 살면서도 미처 알지 못했던, 제가 사랑한 사람의 또 다른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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