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을 막 지난 아이가 얼마 전부터 이상한 습관이 생겼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혀를 길게 내밀며 낼름거리는 것이었는데요.
하지 말라고 말려봐도 그때뿐, 아이는 계속해서 혀를 내밀며 웃곤 했습니다. 혹시 어디가 아픈 건 아닌지 걱정이 된 보호자는 결국 발달 센터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아이 증상을 듣던 의사가 뜻밖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혹시 집에서 강아지 키우시나요?”
처음에는 이 질문이 아이 발달과 무슨 상관인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뒤 거실에서 일어난 한 장면을 보고 바로 이해가 갔습니다.
거실 바닥에 앉아 있던 집안 반려견이 아이를 보며 기분 좋게 혀를 내밀자, 아이도 기다렸다는 듯 강아지 얼굴을 똑같이 따라 하며 혀를 낼름거리고 있었던 겁니다.
강아지가 장난감을 입에 물고 다니면 아이도 입에 물려고 하고, 바닥에 앉아 있는 자세까지 강아지와 똑 닮아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혀 내미는 법을 가르쳐 준 스승은 사람이 아니라 매일 함께 놀던 강아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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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에서 매일 보던 행동을 그대로 흡수
생후 12개월을 전후한 영유아기 아이들은 모방을 통해 주변 환경을 학습합니다.
이 시기에는 부모의 말과 행동뿐만 아니라 눈앞에서 자주 움직이고 교감하는 대상의 행동을 그대로 스펀지처럼 흡수하곤 합니다.
아이 눈에 반려견은 자신과 비슷한 눈높이에서 반응해 주는 가장 가까운 존재입니다. 강아지가 기분 좋을 때 혀를 내미는 표정이나 입으로 물건을 탐색하는 행동이 언어를 배우기 전인 아이에게는 재미있는 신호로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전문가들 역시 영유아가 반려동물의 행동을 따라 하는 것은 환경에 적응하고 소통하려는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 중 하나라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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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과 함께 자랄 때 주의할 점
반려동물과 함께 자라는 환경은 정서적 교감이나 공감 능력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다만 아이의 무조건적인 모방 행동이 안전이나 위생 문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는 있습니다.
우선 강아지가 바닥에 떨어진 장난감을 입으로 물 때 아이가 따라 할 수 있으므로 장난감 소독과 구분이 필요합니다.
또 아이가 강아지를 따라 하다가 강아지 얼굴 가까이 다가가거나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보호자가 옆에서 지켜보는 것이 좋습니다.
강아지 행동을 따라 할 때는 무작정 제지하기보다 사람이 하는 올바른 표현 방식을 자연스럽게 유도해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아이의 작은 행동 변화에도 덜컥 걱정이 앞서는 것이 부모 마음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그 행동 뒤에 이처럼 무해한 원인이 숨어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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