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오현규를 선발로 써야 하는 것 아니냐.”
“손흥민도 이름값만 보고 계속 선발로 쓸 수는 없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손흥민을 바라보는 시선은 지금과 꽤 달랐습니다.
한국 축구의 상징이자 오랫동안 대표팀 공격을 책임져온 선수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세대교체’라는 단어가 손흥민의 이름 옆에 따라붙기 시작했죠.
특히 2026 월드컵에서는 결정력을 두고 비판이 나왔습니다.
손흥민에게 여러 차례 득점 기회가 찾아왔음에도 골로 연결하지 못하면서
“예전의 손흥민이 아니다”라는 평가가 고개를 들었고, 오현규를 보다 적극적으로 선발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손흥민이 결국 또 골로 답했습니다.
그것도 그냥 한 골이 아니었습니다.
차범근의 기록까지 넘어선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의미 있는 한 골이었습니다.
“언제까지 손흥민인가” 이제는 진짜 나오기 시작했던 질문
손흥민을 향한 비판 자체가 낯선 일은 아닙니다.
경기력이 조금만 떨어져도 항상 가장 먼저 이름이 거론되는 선수가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습니다.
단순히 “오늘 못했다” 수준을 넘어 아예 대표팀에서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손흥민은 1992년생.
이제 34세입니다.
자연스럽게 대표팀 세대교체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나이이고,
오현규를 비롯한 후배 공격수들의 성장까지 겹치면서 손흥민의 선발 출전 역시
더 이상 당연하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등장했습니다.
월드컵에서도 터졌던 결정력 비판
특히 2026 월드컵을 지나면서 비판은 더욱 구체적으로 변했습니다.
손흥민이 경기에서 득점 기회를 잡고도 마무리하지 못하는
장면들이 나오자 결정력을 지적하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BBC 역시 월드컵 경기에서 손흥민이 여러 차례 기회를 살리지 못한 점을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따라붙은 이름이 오현규였습니다.
“지금의 경기력만 놓고 보면 오현규에게 더 많은 시간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
손흥민이라는 이름이나 과거의 업적이 아니라
현재 컨디션과 경기력으로 선발을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였습니다.
대표팀은 과거의 기록으로 뛰는 곳이 아니니까요.
박지성까지 손흥민의 가치를 강조했던 이유
반대쪽 시선도 분명했습니다.
대표팀 선배 박지성은 손흥민이 단순히 골을 넣느냐 넣지 못하느냐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선수라는 취지로 그의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손흥민이 경기장에 서 있는 것 자체가 상대 수비에 부담을 주고,
상대가 손흥민에게 수비를 집중하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공간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상대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손흥민을 아무리 최근 득점력이 떨어졌다고 해도 자유롭게 놔둘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결국 축구선수에게 가장 강력한 반박은 기록입니다.
그리고 손흥민은 다시 기록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예전 같지 않다”던 손흥민, 에콰도르전에서 57호골
반전의 시작은 에콰도르전이었습니다.
손흥민은 에콰도르를 상대로 자신의 장기인 직접 프리킥을 성공시키며
A매치 통산 57번째 골을 기록했습니다.
한국도 3-0으로 승리했습니다.
한 경기만 놓고 보면 그저 손흥민이 또 하나의 골을 추가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경기에서 손흥민은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록 가운데 하나 바로 앞까지 다가갔습니다.
1-4로 무너진 우루과이전에서도 손흥민은 넣었다.
우루과이전은 대표팀 전체로 보면 뼈아픈 경기였습니다.
한국은 무려 4골을 허용하며 1-4로 패했습니다.
그런데 그 경기에서도 손흥민은 골을 넣었습니다.
후반 이강인이 오른쪽에서 올린 공을 손흥민이 오른발로 방향을 바꾸며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A매치 통산 58호골.
그리고 이 숫자는 한국 축구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었습니다.
바로 차범근이 가지고 있던 기록과 같은 숫자였기 때문입니다.
차범근과 나란히 58골…이제 딱 한 골만 남았다.
차범근은 대한민국 축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입니다.
대표팀에서 136경기를 뛰며 58골을 기록했습니다.
오랫동안 누구도 쉽게 넘지 못했던 기록이었습니다.
손흥민이 우루과이전에서 58번째 골을 넣으면서 마침내 차범근과 공동 1위가 됐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 한 골.
하지만 베네수엘라전에서는 그 골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국 역시 0-0으로 비겼습니다.
그리고 다시 대표팀을 향한 비판이 나왔습니다.
에콰도르 3-0 이후 1-4, 0-0…대표팀 분위기도 심상치 않았다.
사실 이날 우즈베키스탄전은 손흥민 개인에게만 중요한 경기가 아니었습니다.
모레노호 역시 결과가 필요했습니다.
에콰도르를 3-0으로 잡았지만 우루과이에 1-4로 크게 졌고, 베네수엘라와는 0-0.
새로운 감독 체제에서 한국이 어떤 축구를 하려는 것인지 아직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김민재까지 누적된 피로로 우즈베키스탄전 명단에서 제외됐습니다.
대표팀의 분위기를 바꿔줄 장면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경기 시작 6분 만에 그 장면이 나왔습니다.
단 6분…손흥민이 직접 끝냈다.
전반 6분.
한국이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었습니다.
공 앞에 선 선수는 손흥민이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수비수들은 벽을 만들었습니다.
손흥민은 벽 위를 넘기는 일반적인 프리킥 대신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상대 수비수들이 점프하는 순간 오른발로 낮게 깔아 찼고,
공은 수비벽 아래를 통과해 그대로 골문 오른쪽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골.
경기 시작 단 6분 만이었습니다.
59호골…결국 차범근까지 넘어버렸다
그 순간 손흥민의 A매치 통산 득점은 59골이 됐습니다.
차범근의 58골을 넘어섰습니다.
한국 남자축구 A매치 역대 최다 득점 단독 1위.
손흥민이 한국 축구 역사에서 누구보다 많은 A매치 골을 넣은 선수가 된 순간입니다.
더 놀라운 건 손흥민이 이미 A매치 최다 출전 기록까지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날은 손흥민의 151번째 A매치였습니다.
즉 이제 손흥민은 한국 남자축구에서
가장 많은 A매치에 출전했고,
가장 많은 A매치 골을 넣은 선수입니다.
“나이 때문에 이제 내려와야 한다”…그런데 최근 A매치 3골
그래서 최근 기록을 다시 보면 꽤 재미있습니다.
에콰도르전 57호골.
우루과이전 58호골.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전 59호골.
최근 대표팀 경기에서 손흥민은 꾸준히 기록을 늘리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손흥민의 경기력을 둘러싼 모든 비판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나이는 분명 관리해야 합니다.
젊은 공격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 역시 대표팀의 미래를 생각하면 충분히 나올 수 있습니다.
오현규를 비롯한 새로운 공격수들과 어떻게 공존할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는 분명해졌습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과 ‘더 이상 골을 넣을 수 없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손흥민에게 따라붙었던 ‘이름값 선발’ 논쟁
손흥민 정도의 커리어를 가진 선수일수록 오히려 평가가 더 냉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두 경기 부진하면 “이름값 때문에 뛰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젊은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곧바로 세대교체 대상으로 거론됩니다.
특히 대표팀에서는 과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경력이 현재의 선발 자리를 보장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 점에서 손흥민을 향한 비판 자체가 이상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너무 빨리 결론을 내리는 것입니다.
34세가 됐다는 이유만으로 ‘끝났다’고 단정하기에는 손흥민은 여전히 대표팀에서 결과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날은 아예 한국 축구의 기록을 바꿔버렸습니다.
결국 축구선수가 가장 확실하게 대답하는 방법은 골이었다.
손흥민을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표팀이 세대교체를 피할 수 없는 만큼 손흥민의 출전 시간과 역할 역시 계속 조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매 경기 90분을 뛰어야 하는지, 중앙 공격수로 활용할지, 측면에 배치할지,
오현규와 함께 쓸지 역시 감독이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날만큼은 손흥민이 가장 손흥민다운 방법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습니다.
말이 아니라 골이었습니다.
그것도 한국 축구의 기록을 새로 쓰는 골이었습니다.
“이제 손흥민을 빼야 하는 것 아니냐.”
“예전의 손흥민이 아니다.”
“젊은 공격수에게 자리를 넘겨야 한다.”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던 시기에 손흥민은 에콰도르전에서 57번째 골을 넣었고,
우루과이전에서 58번째 골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59번째 골을 넣었습니다.
차범근까지 넘어 한국 남자축구 A매치 최다 득점자가 됐습니다.
손흥민의 시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 ‘끝났다’고 말하기에는,
59라는 숫자가 너무 선명합니다.
※ 한국-우즈베키스탄전은 글 작성 시점 현재 진행 중이며,
본문은 전반 손흥민의 득점 및 확정된 A매치 기록을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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