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을 준비한다고 하면 대개 유언이나 장례부터 떠올리고 세금 문제는 뒤로 미루기 쉽다. 그러나 상속·증여를 둘러싼 분쟁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시작될 수 있다.
재산을 남길 사람이 미리 세금을 계산하는 것은 죽음을 재촉하는 일이 아니라 유족이 겪을 혼란을 줄이는 일이다.
감정을 배제하고 숫자로 마주하는 상속의 첫걸음
이 과정에서는 먼저 감정을 배제해야 한다. 한문철 변호사는 수많은 교통사고 영상을 분석하면서 억울한 일을 당했을수록 감정에 호소하기보다 객관적인 증거와 사실을 바탕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상속 문제도 마찬가지다. 누구에게 더 많은 재산을 줄지 고민하기 전에 보유한 재산의 종류와 규모부터 숫자로 확인해야 한다.
정확한 재산 목록 작성과 채무 정리
첫 계산은 재산 목록을 정확하게 작성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집과 토지, 예금뿐만 아니라 빌려준 돈이나 아직 받지 못한 돈이 있는지 확인하고, 갚아야 할 채무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명의자와 실제 권리자가 다르거나 가치를 산정하기 어려운 재산은 가족의 추측에 맡기지 말고 관련 자료를 갖춰 확인해야 한다.
‘기억’에 의존하지 않는 사전 증여 재산의 기록
그다음에는 누가 어떤 재산을 받는지 구분해야 한다. 재산 규모가 같아도 상속인의 범위와 분배 방식, 생전에 이전한 재산이 있는지에 따라 검토할 사항이 달라질 수 있다.
가족이 오래전에 받은 돈을 단순한 선물로 기억하더라도 세금이나 분쟁을 따질 때는 별도의 쟁점이 될 수 있다. 당시의 기억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날짜와 금액, 자금의 흐름을 기록해 둬야 한다.
세금 납부를 위한 ‘현금 재원’ 확보의 중요성
특히 빠뜨리기 쉬운 항목은 세금을 납부할 현금이다. 재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이면 전체 재산 규모는 커도 유족이 당장 사용할 현금은 부족할 수 있다.
세액만 계산한 채 납부 재원과 재산 정리 방법을 마련하지 않으면 재산을 급히 처분하거나 가족끼리 부담을 서로 미루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예상 세액과 함께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재산도 별도로 표시해야 한다.
전문가 점검을 통한 유족의 부담 줄이기
실제 세액은 재산 구조와 적용되는 제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처음 계산한 금액을 확정액으로 봐서는 안 된다. 관련 법과 기준도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확인하는 시점에 전문가의 점검을 받는 편이 안전하다.
중요한 것은 세금을 얼마나 줄였는지만이 아니다. 유족이 재산 내역을 설명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정리하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부담을 마련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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