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가 할머니 집에 오기 싫다고 하길래..” 이유를 물었다가 밤새 잠을 못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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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시골에 계신 시어머니 댁으로 향하던 차 안에서 여덟 살 난 내 아이가 돌연 창밖을 보며 집에 가고 싶다고 떼를 썼다.
평소 할머니를 잘 따르던 아이가 갑자기 시골집에 가기 싫다고 투정을 부리자 나는 당황스러운 마음으로 아이의 손을 잡았다.
운전대를 잡은 남편도 의아한 표정으로 백미러를 바라보았고 나는 아이의 눈을 맞추며 대체 왜 가기 싫은지 조용히 이유를 물었다.

아이는 머뭇거리더니 할머니가 밤마다 혼자 방에서 내 사진을 보며 울어서 무섭고 마음이 아프다는 뜻밖의 말을 꺼냈다.
돌가신 아버님의 빈자리가 컸던 시어머니는 손주가 방문할 때마다 반가워하셨지만 돌아서면 늘 깊은 외로움과 싸우고 계셨던 것이다.
어린 손주는 자신을 보며 눈물을 훔치는 할머니의 모습을 지켜보며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마음속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시댁에 도착해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시어머니의 상기된 얼굴을 마주하자 아이가 털어놓은 고백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졌다.
시어머니는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을 가득 차려놓고 연신 웃어 보이셨지만 그 미소 뒤에 숨겨진 쓸쓸함이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나는 식사가 끝난 뒤 남편과 따로 이야기하며 시어머니의 외로움을 그동안 우리가 너무 무심하게 방치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았다.

그날 밤 밤재 잠을 이루지 못하던 나는 조용히 방문을 열고 나와 거실 한구석에서 손주의 배냇저고리를 어루만지는 시어머니를 보았다.
시어머니는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외로움을 참아왔다며 찾아와 준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나지막이 혼잣말을 중얼거리셨다.
나는 문틈 사이로 보이는 시어머니의 작은 뒷모습을 바라보며 슬픔을 혼자 감내하게 만든 지난 시간들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시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매주 주말마다 아이와 함께 오랜 시간 머물다 가겠다고 눈물로 약속을 건넸다.
아이 역시 할머니의 품에 꼭 안기며 이제는 매일 전화하겠다고 웃어 보였고 시어머니의 얼굴에는 비로소 환한 기쁨이 피어올랐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와 남편은 더 자주 어르신을 찾아뵙기로 다짐하며 시골집 마당에 서 있던 시어머니를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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