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층까지 올렸는데 사람이 없다, 1조짜리 반달섬의 참혹한 진실

시화호의 푸른 물결을 품은 이국적인 수변 레저 도시를 표방했던 경기도 안산시 반달섬이 유령 도시로 전락했다.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생활형숙박시설 분양 광풍이 불어닥치며 천문학적인 자금이 집중되었다. 단일 단지에만 1조 2,000억 원에 육박하는 사업비가 투입되었지만 완공 후 절반 이상이 빈방으로 방치되었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힐스테이트 라군 인 테라스 2차는 지하 2층에서 지상 49층 규모의 1,191실 대단지로 조성되었다. 전체 분양 예정 금액만 1조 1,915억 원에 달했으나 준공 승인 이후 공식 분양률은 고작 45.8퍼센트에 그쳤다. 645실이 넘는 물량이 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거대한 콘크리트 미분양 무덤으로 굳어버렸다.

이토록 처참한 사태가 벌어진 근본적인 원인은 최악의 분양 타이밍과 정부의 강력한 규제 리스크가 정면으로 충돌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생활형숙박시설의 주거용 사용을 원천 금지하고 매년 거액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전입신고가 가능할 것이라 믿었던 갭투자 수요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분양 시장은 완전히 얼어붙었다.
고금리 기조가 연쇄적으로 덮치면서 수분양자들은 매달 감당하기 버거운 대출 이자를 떠안는 치명적인 악순환에 빠져들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오피스텔 용도변경을 허용하는 산소호흡기를 제공하며 합법적인 주거 전환의 길을 열어주었다. 하지만 간판을 바꿨음에도 붕괴된 시장의 가격을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급매물이 속출했다.
인근 소형 평형의 경우 과거 1억 6,000만 원까지 치솟았던 실거래가가 9,000만 원 선까지 곤두박질치며 자산 가치가 반토막 났다. 계약금을 포기하는 마피 매물조차 소화되지 못하고 쌓여가면서 수분양자들의 곡소리가 사방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법적인 족쇄를 풀었다고는 하나 반달섬의 침체를 되살릴 실질적인 처방전은 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은 거주 인프라와 일자리가 전무한 고립된 입지와 열악한 대중교통망이다. 첨단 벤처 도시를 꿈꿨으나 주변은 휑한 도로와 텅 빈 상가 건물들만 가득해 자가용이 없으면 생활조차 불가능하다. 인근 공단의 배후 수요 역시 이미 저렴한 구도심에 안착해 있어 외딴 인공섬으로 들어올 유인이 전혀 없다.
집을 지어놓고 용도를 주거로 바꾸었지만 정작 그곳에 들어와 비싼 관리비를 내며 살아갈 실거주 수요가 턱없이 부족한 구조적 모순이다. 화려한 조감도와 호텔식 외관이라는 껍데기만으로는 교통과 자족 기능의 부재를 절대로 가릴 수 없는 냉혹한 현실이다. 수천 실의 오피스텔 물량을 채워 넣지 못한다면 반달섬은 영원한 미분양의 무덤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