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한 보충역 제도의 축소 또는 폐지 방안을 처음으로 공식 검토하면서, 반세기 넘게 유지돼 온 병역특례 제도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 제도는 1973년 국위 선양과 문화 창달을 목적으로 도입됐으며,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한국이 북한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이 계기가 됐다.
보충역 제도는 흔히 ‘군 면제’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이수한 뒤 34개월 동안 해당 분야에서 활동하며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만약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복무 기간이 연장되거나 편입이 취소될 수 있다. 체육 분야의 경우 올림픽 3위 이내 입상자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대상이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축구 대표팀 23명 중 20명, 야구 대표팀 24명 중 16명이 특례를 받게 됐다.
병무청은 예술·체육요원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빠르면 다음 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병역 혜택이 인정되는 대회 선정 기준을 단계적으로 정비하는 등 제도 전반의 적합성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홍소영 병무청장은 예술요원의 경우 권위 있는 대회를 중심으로 편입 인정 대회를 축소하고, 편입 기준도 점진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제도 폐지 여부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역 자원 감소에 대응해 정부는 보충역 인력의 규모 조정 방안을 새로운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포함하는 방안을 꾸준히 검토해 왔다. 국방부도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한 보충역 감축·폐지를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반영해 추진할 계획임을 6일 공식적으로 밝혔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병역의무자 간 형평성과 공정성, 병역자원 감소, 국민적 공감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도 개편 논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들의 발언에서 촉발됐다. 지난 3일 금메달을 획득한 뒤, 양민혁 선수는 인터뷰에서 “메달이나 트로피는 중요하지 않고 군 면제 하나만을 보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고 밝혔고, 주장 이기혁 선수도 금메달로 군대에 가지 않게 됐다고 언급했다. 박승수 선수는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쓴 사진을 SNS에 올렸다. 이들 선수는 다음 날 각각 사과했다. 야구 대표팀 역시 사회인 선수 위주의 일본 대표팀을 꺾고 금메달을 따면서 공정성 논란이 체육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정치권에서도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 제도 재정비 요구가 이어졌다.
국방부는 아시안게임 축구 선수들의 언행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하며, 병역의무의 가치를 사회 전체가 소중히 여기는 문화가 자리잡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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