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자기 찾아온 상실 앞에서 삶의 궤도가 완전히 벗어났다고 느낄 때가 있다. 오랜 시간 쌓아 올린 커리어나 건강이 한순간에 무너지면 손실의 크기에 압도되기 쉽다.
사고로 12년간 이어온 헤어 디자이너라는 직업과 한쪽 팔을 잃었던 김나윤의 삶도 그러했다. 그러나 그는 사라진 것에 몰두하기보다 남아 있는 오늘을 다시 단단히 가꿔나가는 길을 선택했다.

장애를 극복이 아닌 적응으로 바라보는 시선
2018년 여름 오토바이 사고로 척추뼈 19군데 골절과 왼팔 절단 상해를 입은 김나윤은 접합 수술 후 합병증으로 재절단 수술을 받았다. 일을 삶의 1순위에 두었던 커리가 멈췄지만 두 달간 침대 생활 후 빠져나간 근육을 보며 재활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장애를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닌 적응해야 할 삶의 조건으로 바라보았다. 스스로 장애 나이를 세며 새로운 몸에 맞춰 살아가는 법을 익혀 나갔다. “27까지 두 팔로 왔으면 한 팔로 27살까지 살면 같아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좀 견뎌내고 있는 중입니다.”
매일의 사소한 시도가 만드는 변화
재활을 목적으로 시작한 운동은 새로운 도전의 계기가 되었다. 지도 박사의 권유로 비장애인들과 겨루는 피트니스 대회에 출전했고 예상을 깨고 1위를 차지했다. 이 무대는 장애를 넘어 일상을 되찾으려 기울인 성실한 노력의 결실이었다.
그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피하지 않고 오늘 할 수 있는 사소한 도전에 집중했다. “이럴 때 도전해 보는 거 아니면 언제 해보겠나라는 생각으로 그리고 뭔가 제 장애에 대해서도 좀 알리고 싶었어요.”
함부로 평가하지 않고 오늘을 성실히 채우는 태도
김나윤은 자신의 시련을 영웅적 서사로 과장하지 않는다. 타인의 상황에 함부로 조언하는 위험을 경계하며 다만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시도들을 묵묵히 이어간다. 피트니스 대회의 결과도 일상을 잘 살아가려 애쓴 과정에 대한 축하로 받아들였다.
거대한 성공보다 오늘에 집중하는 단단함이 삶을 새로 세운다. “내가 장애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일상 생활을 좀 잘 살아 나가려고 계속 이것저것 시도해 보려고 할 때 그걸 축하해 주는 그런 상이라고 생각을 해서 굉장히 기뻤습니다.”
갑작스러운 시련 앞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기준은 거대한 역전이 아니라 오늘을 견뎌내는 성실함이다. 잃어버린 것을 탄식하기보다 현재의 조건 안에서 작은 시도를 계속할 때 삶의 주도권은 다시 돌아온다. 김나윤이 보여준 것처럼 매일의 성실함이 쌓여 언젠가 자신만의 빛나는 순간을 완성하게 된다.


- 은퇴 후 20년을 행복하게 지탱해 주는 돈 안 드는 소박한 습관
- “잠깐 아이 봐달라더니…” 이웃 사이 원수 만드는 ‘무개념 부탁’ 3가지
- “그냥 준 용돈인 줄 알았는데…” 부모 사후에 피 터지는 상속 전쟁
- “화장이냐 매장이냐”…장례식장서 자식들 싸우게 만드는 부모의 실수
- “술 줄이고 일찍 귀가해라”…인생 바닥칠 때 반드시 피해야 할 ‘악연’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