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BIFF) 현장] 양쯔충, 15년 만의 부산 귀환…’마이너리티’ 딛고 선 아시아 영화의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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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유리천장 깬 40년 연기 여정, 아시아 영화의 이정표 되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오랫동안 이 길을 걸어왔다. 우리는 모두 아시아에서 시작해 세계로 나가 우리의 영화와 문화를 나누겠다는 목표를 가졌고, 마침내 그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배우 ‘양쯔충’(양자경)은 7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오랜 시간 함께 영화의 길을 개척해 온 동반자에 비유했다. ‘더 레이디’(2011) 이후 무려 15년 만에 부산을 찾은 그는 전날 개막식에서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지대한 공로를 세운 이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의 영예를 안으며 굳건한 권위를 증명했다.
말레이시아 출신으로 홍콩 영화계에서 입지를 다진 ‘양쯔충’은 ‘예스마담: 황가사저’(1985), ‘와호장룡’(2000) 등을 거치며 글로벌 스타로 도약했다. 특히 2023년에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세계 영화사에 길이 남을 족적을 남겼다.
그러나 화려한 영광 이면에는 뼈아픈 현실이 존재했다. ‘양쯔충’은 “할리우드에 처음 진출했을 때 가장 크게 다가온 현실은 내가 철저한 ‘마이너리티’(소수자)라는 사실이었다”며 “전 세계에 수많은 아시아인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서구권은 아시아에서 온 나를 단지 소수자로만 규정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초창기 주어지는 배역은 극히 제한적이었고, 대부분 동양인에 대한 고정관념에 갇힌 소모적인 역할이었다”며 “‘007 네버 다이’와 ‘와호장룡’ 등의 굵직한 작품을 거치며 단편적인 이미지로 소비되지 않기 위해 배역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사활을 걸었다”고 강조했다. 아카데미상 수상에 대해서는 “여전히 꿈만 같을 때가 있다. 그 상은 내게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영감과 한계를 뛰어넘을 원동력을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수십 년간 세계 무대 최정상에서 활약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는 비결로는 영화를 향한 맹목적인 애정을 꼽았다. 그는 “내가 이 험난한 길을 계속 걷는 이유는 오직 내 일에 대한 사랑과 열정 때문”이라며 “내게 연기란 곧 인생 그 자체이며, 영화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단언하며 깊은 울림을 전했다.
나이를 초월한 새로운 도전, 그리고 한국 영화계와의 뜨거운 교감
‘양쯔충’은 이번 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인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에서 주연 배우이자 총괄 프로듀서로 1인 2역을 완벽히 소화했다. 바이쉐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은 사기 피해로 모든 것을 잃고 양로원에 입소한 자오(양쯔충 분)가 과거 매직 큐브 세계 챔피언이었던 청년을 만나며 새로운 인생의 돌파구를 찾는 서사를 밀도 있게 그려냈다.
작품의 핵심 메시지에 대해 ‘양쯔충’은 “큐브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처럼, 우리의 삶 역시 무수한 선택지와 기회로 이루어져 있다”며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인생의 기회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으니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세상에 던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족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지지, 그리고 새로운 인연의 가치에 대해 반추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내 삶의 주도권은 오롯이 내 손에 있다는 진리가 관객들의 가슴에도 가닿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 영화계와의 협업을 향한 강렬한 열망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창동 감독님과의 작업을 학수고대하고 있다”며 이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을 직접 언급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나아가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과도 반드시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과거 ‘검우강호’(2010)에서 배우 정우성과 호흡을 맞췄던 인연을 회상하며 “K팝과 한국 드라마, K푸드 등 한국 문화 전반을 사랑하지만, 그 무엇보다 한국 사람 특유의 정과 에너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 현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모든 시간 모든 곳의 양자경’, 부산이 헌정하는 특별한 시선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양쯔충’의 장대한 영화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모든 시간 모든 곳의 양자경’을 야심 차게 마련했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그가 직접 엄선한 대표작 ‘검우강호’(2010),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 숀 베이커 감독의 단편 ‘산디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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