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BIFF) 현장] “창작은 창작일 뿐” 장이머우 감독, ‘암살자(들)’ 역사 논란에 입 열었다, 15일 아시아 최고작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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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중국 영화계의 거장 ‘장이머우’ 감독이 최근 국내 영화계를 뜨겁게 달군 영화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확고한 소신을 밝혔다. 그는 “창작은 창작일 뿐”이라는 뼈있는 한마디로 ‘표현의 자유’와 ‘역사적 책임’ 사이의 해묵은 논쟁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역사적 진실과 영화적 상상력의 경계, 거장의 시선으로 묻다
장 감독은 7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역사적 진실이라고 일컬어지는 것들조차 그 자체의 진위 여부를 두고 끊임없는 논쟁이 뒤따른다”며, “이러한 불확실성과 논쟁의 여지야말로 ‘영화 예술’이 지닌 가장 흥미롭고 매력적인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비록 ‘암살자(들)’을 직접 관람하지는 못했으나, 작품을 둘러싼 사회적 파장에 대해서는 깊은 이해를 내비쳤다.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암살자(들)’은 개봉 전후로 거센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사실과 창작의 경계를 둘러싼 갈등은 주연 배우가 모델로 활동 중인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과 자택 앞 시위로까지 번졌고, 결국 부산국제영화제 야외무대인사 일정이 전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를 낳았다.
창작의 본질을 꿰뚫다, “관객의 다양한 해석이 곧 영화의 매력”
장 감독은 “역사와 창작의 상관관계를 단편적으로 정의하거나 섣불리 정답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창작물은 본질적으로 창작물로 받아들여야 하며, 반드시 100% 사실에 기반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나아가 “영화를 수용하는 ‘관객의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며, “각기 다른 감상을 나누고 타인의 의견에 반대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곧 ‘영화의 진정한 매력’“이라고 역설했다.
장이머우 감독은 데뷔작 ‘붉은 수수밭’(1987)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거머쥔 이래, ‘귀주 이야기’(1992)와 ‘책상 서랍 속의 동화’(1999)로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2회 수상하고, ‘인생’(1994)으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차지한 세계적인 거장이다. 특히 중일전쟁이나 문화대혁명(‘5일의 마중’) 등 굵직한 ‘역사적 사실’
실화 바탕 연출가들의 공감대, “책임은 지되 위축되지 말아야”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동석한 ‘정주리’ 감독 역시 실화를 다루는 창작자의 고충에 깊이 공감했다. 콜센터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을 모티브로 한 수작 ‘다음 소희’(2023)를 연출했던 정 감독은 “영화의 소재로 인해 상처받는 이들이 존재할 수 있음을 늘 경계한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그러나 정 감독은 “어떤 이야기에서 출발했든, 최종 결과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오롯이 ‘영화 제작자’의 몫”이라며, “비판을 수용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과정 자체가 창작의 일부”라고 단언했다. 이어 “최근의 일련의 사태로 인해 창작자들이 지나치게 위축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영화 작업’을 묵묵히 이어나가길 바란다”는 진심 어린 응원을 덧붙였다.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발굴하는 치열한 심사 기준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임하연 감독의 ‘그날의 태주’, 김정훈 감독의 ‘면도’ 등 한국 영화를 포함해 아시아 각국의 예리한 시선이 담긴 ’13편의 초청작’이 경합을 벌인다. 최고의 영예인 ‘부산 어워드’ 수상작에게는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부문에 출품할 수 있는 파격적인 자격이 주어진다.
지난해 ‘광야시대’로 예술공헌상을 수상한 뒤 심사위원으로 금의환향한 ‘비간’ 감독은 경쟁 부문의 진정한 가치를 역설했다. 그는 “단순히 순위를 매기는 것을 넘어, 작품을 매개로 다채로운 ‘영화적 담론’을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짚었다. 심사 기준에 대해서는 “관습적인 틀을 돌파하고 인간의 깊은 감정을 연결하는, 심사위원들의 기존 경험을 뛰어넘는 ‘도전적인 작품’에 가산점을 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심사위원으로 합류한 ‘최희서’ 배우는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을 관람한 후 부친과 깊은 대화를 나누었던 개인적인 일화를 소개하며, “관객 스스로에게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영화가 곧 ‘좋은 영화’“라는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을 공유했다. 이번 심사위원단에는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에 빛나는 ‘사말 예슬라모바’ 배우(카자흐스탄), 일본의 ‘이시카와 케이’ 감독, 베트남의 ‘쩐 티 빅 응옥’
전 세계로 뻗어가는 아시아 영화의 허브, 부산을 주목하라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경쟁 부문의 최종 수상작은 영화제 폐막식이 열리는 오는 ’15일’ 공식 발표된다. 장이머우 심사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미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핵심 영화제’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도 아시아의 훌륭한 작품들이 글로벌 무대로 뻗어나가는 든든한 교두보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묵직한 당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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